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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만 청약예·부금 가입자, 공공 아파트 청약 혼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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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호 03면

정부의 2·4 대책 후폭풍이 청약예금과 청약부금 가입자를 덮쳤다. 이번 대책으로 청약통장의 쓸모가 확 줄었기 때문이다. 2·4 대책에서 밝힌 공급 물량 중 절반 정도가 일반에 분양될 것으로 보이는데, 분양 물량 상당수가 공공분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공성 확대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시행하는 사업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청약저축·종합저축 통장만 가능 #국토부 논란 일자 ‘제도 개선’ 해명

청약예·부금 통장으로는 공공분양 아파트에 청약할 수 없다. 공공분양 전용 85㎡ 이하는 청약저축이나 종합저축 가입자 중 무주택자 몫이다. 당첨자는 청약저축(납부)액 순으로 정한다. 전용 85㎡ 초과는 청약예금이 대상이지만,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청약저축·종합저축은 민영주택 청약 때도 쓸 수 있지만, 청약예·부금은 청약저축·종합저축으로 바꿀 수가 없다. 기존 청약예·부금 통장을 해지하고 다시 가입해야 하는데, 이러면 청약저축액을 0원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실상 청약 당첨 가능성이 사라지는 셈이다. 최근 위례신도시에서 나온 공공분양 물량의 청약저축액 커트라인은 1982만원이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공 주도에 따라 도심도 공공분양 위주로 공급되면서 청약예·부금 가입자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청약예·부금 통장 가입자는 120만 명이다. 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만 97만 명에 이른다. 김정아 내외주건 상무는 “정부가 더 많은 무주택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청약 문턱을 낮추면서 청약예금·청약부금 가입자는 배려하지 않아 이들의 박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공공분양 일반공급 물량의 30%에 추첨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청약저축액에 상관없이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다. 추첨제 자격은 무주택 기간 3년 이상이다.

논란이 일자 국토교통부는 5일 오후 청약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85㎡ 이하 공급 물량은 당초 민영주택으로 공급될 가능성이 있던 물량을 공공이 참여해 신속하게 공급하는 특수성을 감안해 청약통장에 따라 청약기회가 부당하게 축소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세부 시행 방안은 추후 청약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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