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 이겨낸 백혈병 어린이들의 잔치

중앙일보

입력

꾸준한 치료로 백혈병을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은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잔치가 열렸다.

서울대병원(원장 박용현)은 4일 오전 병원내 임상의학연구소 1층 카페테리아에서 '소아암 백혈병 어린이 완치잔치'를 열었다.

개그맨 윤정수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올 한해 치료를 통해 백혈병을 이겨낸 어린이 30명에게 완치를 축하하는 금메달이 수여됐다.

망막모세포종으로 앞을 보지 못했다가 완치돼 메달을 받는 유신영(2.여)양의 어머니는 "아이가 태어난 지 5개월 후부터 매일 병원에 가고, 한달에 1주일에서 열흘씩은 병원응급실에서 보냈는데 이제 치료가 끝났다고 하니 너무도 기쁘다"며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니 아이가 건강해진 게 실감이 난다" 며 기쁨에 겨워 울먹였다.

지난 2000년 7월 완치된 뒤 꾸준한 노력 끝에 내년에 일반고교에 진학해 같은 나이의 학생들과 공부할 생각에 마음이 들떠 있는 이영규(16)군은 이 날 특별상을 받았다.

지난 97년 백혈병에 걸린 뒤 다니던 초등학교를 그만두고 병원과 집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던 이 군은 99년 개교한 서울대병원 어린이 병원 학교 '늘푸른 교실'에서 열심히 공부해 올해 고입검정고시에 합격, 고교에 진학하게 됐다.

늘푸른교실 교장 신희영(50.소아과 교수)씨는 "완치율이 80%에 달하는 소아암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완치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며 "다 나아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직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완치에 대한 희망을 싹틔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완치 잔치'에 이어 늘푸른 교실 교사들이 직접 제작한 아로마향비누, 천연스카프와 보석류, 학용품, 비디오테이프, 인형 등을 판매하는 바자회도 열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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