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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복역한 비전향장기수 박종린씨 88세로 별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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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당시 박종린씨. 장진영 기자

2018년 10월 당시 박종린씨. 장진영 기자

비전향 장기수 박종린씨가 88세의 나이로 26일 별세했다.

박씨는 2017년 녹내장 수술을 받고, 2018년 초에는 대장암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오랜 투옥 생활로 인한 숙환 등으로 생을 마감했다.

박씨는 15살 때인 1948년 북한 만경대혁명학원에서 군사훈련을 받다가 한국전쟁 발발 후 인민군에 자원입대해 소좌(소령)까지 진급한 인물이다. 1959년 6월 남파됐다가 남파 6개월 만인 그해 12월 체포됐다.

박씨는 이승만 정권 당시 민주당 간첩 침투 사건인 '모란봉 사건' 등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받아 무기징역을 2차례 받았다. 대전교도소와 대구교도소 등지에서 34년을 복역하고 1993년 12월 형집행정지로 출소했다.

출소 뒤 박씨는 문익환 목사의 도움으로 전남 무안의 한 교회에서 6년을 생활했다. 전향서를 쓴 적이 없어 2000년 1차 송환에서 전향자로 분류됐으나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송환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씨는 2차 송환 희망자들과 함께 송환을 촉구하는 투쟁을 펼쳐왔지만 끝내 바람을 이루지 못했다.

빈소는 인천시 미추홀구인천사랑병원 1호실이다. 발인은 28일 오전 6시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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