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 주의보 … 당신의 배는 몇개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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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모범생을 꿈꾸십니까. 그렇다면 3고(高)를 다스리세요'. 여기서 3고란 고혈당.고혈압.고지혈증을 말한다. 이들이야말로 한국인 3명 중 1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성인병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무병장수의 최대 천적인 3고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알아보자.

◇ 고혈당

혈액 중 포도당 농도가 높은 것을 말한다. 공복시 110mg/dl 미만이거나 식후 140mg/dl 미만이라야 정상이다.

혈당이 공복시 126 mg/dl 이상이고 식후 200 mg/dl 이상이면 당뇨며 이들의 중간지대인 공복시 110~126, 식후 140~200mg/dl이면 내당능(耐糖能)장애로 분류된다. 독자 여러분은 어디에 해당되는가.

자신의 혈당수치를 모른다면 바늘로 손가락 끝을 살짝 찔러보는 혈당검사를 받아보자. 결론적으로 혈당은 극단적 저혈당이 아니라면 낮을수록 좋다.

예컨대 공복시 110보다는 100이, 100보다는 90을 유지하는 사람이 건강체질이란 소리다. 왜 그럴까. 중앙대 용산병원 내과 오연상 교수는 "인체를 자동차에 비유할 때 기름(혈당)이 적게 드는 차일수록 효율이 높은 차인 것과 같은 이치"라며 "기름이 넘치면 차량 무게가 증가하고 화재가 나듯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말했다.

혈당이 올라가는 이유는 ^운동부족^영양과잉^스트레스다. 항상 바쁘게 살아가는 한국인답게 한국인의 혈당은 위험수위에 이미 도달했다. 이미 전국적으로 5백만명이 치료가 필요한 당뇨환자며, 5백만명이 주의가 필요한 '내당능장애'다. 내당능장애란 언제든 당뇨로 악화할 수 있는 당뇨 예비군이다.

◇ 고혈압

정상 혈압은 수축기 120 미만이며 확장기 80 미만이다. 고혈압은 수축기 140 이상, 확장기 90 이상이며 정상과 고혈압의 중간지대는 당장 치료가 필요한 질병은 아니지만 언제든 고혈압으로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혈압도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120보다는 110이, 110보다는 100이 좋다는 것이다. 수압이 센 수도관에 부식이 잘 생기고 녹이 잘 떨어져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저혈압이 더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은 완전히 잘못된 상식이다. 고혈압은 증상이 없다. 그래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뒷목이 뻐근한 것을 고혈압 증상으로 흔히 알고 있지만 이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고혈압은 혈관이 터질 때까지 대부분 아무 증상이 없다. 증상이 없다보니 방심하기 쉽다. 그러나 고혈압을 방치하면 뇌졸중과 심장병 등 치명적 성인병을 불러온다.

◇ 고지혈증

혈액 중 콜레스테롤을 비롯한 기름성분이 많은 것을 뜻한다. 정상은 총 콜레스테롤 200 mg/dl 미만, LDL 콜레스테롤 100 mg/dl 미만이다. 혈관의 청소부로 알려진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은 40 mg/dl 이상이라야 한다. 총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역시 낮을수록 좋다. 그러나 HDL 콜레스테롤은 높을수록 좋다.

건강모범생이라면 60 mg/dl 이상 유지해줘야 한다. 콜레스테롤은 혈관이 쌓여 동맥경화를 악화시킨다. 혈관이 푸석푸석해져 잘 터지고 잘 막힌다.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인 총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은 계란 노른자와 새우, 기름진 육류 등에 많으므로 이들 식품을 줄이는 것이 좋다.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은 식품으로 높일 수 없다. 규칙적 운동이 해답이다.

◇ 원인과 대책

나쁜 것도 동시에 지닐수록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내과 서홍석 교수는 "당뇨와 고혈압이 따로 있는 경우 심근경색증의 발병률이 2.5배 높아지지만 동시에 있는 경우 8배로 증가하며, 여기에 고지혈증까지 추가되는 경우 19배까지 급격히 늘어난다"고 밝혔다.

19배란 무려 1천9백%로 19%만 올라가도 경계가 필요한 위험요인으로 분류됨을 감안할 때 천문학적인 증가율이 아닐 수 없다. 3고 대책을 위해선 우선 자신의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부터 알아야 한다. 가장 최근 직장신검 결과를 보면 자신의 건강 성적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3고에 공통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바로 뱃살이다. 팔과 다리는 가는데 배만 튀어나온 복부비만은 영락없이 3고에 시달린다고 봐야 한다. 결국 뱃살을 줄이는 것이 3고를 이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이 내린 3고 대책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 뱃살을 빼라"는 것이다. 그래도 3고가 지속된다면 의사의 진찰 아래 약물요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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