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종민 비판에 “충고 고마운 마음…한편으론 국민 삶도 봐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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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모든 도민에 대한 재난지원금 지급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해 “국가 방역망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비판하자 이 지사는 ‘경제방역’을 강조하며 “더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고 응수했다.

앞서 지난 11일 경기도의회는 2월 초께 모든 도민에게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경기도에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고, 이 지사는 즉각 “도민을 위한 깊은 고민과 결단에 감사드린다. 재난지원기본소득 지급 여부와 규모, 대상, 시기 등에 대해 도민과 공동체의 입장에서 숙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방역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성급한 정책은 자칫 국가방역망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집중 피해 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아니라 소비 진작을 위한 재난지원은 방역의 고비를 어느 정도 넘어 사회적 활동을 크게 풀어도 되는 시점에 집행하자는 게 민주당과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라며 “최근 경기도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 재난지원금을 모든 주민들에게 일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 국민 지원도 중요하고 경기부양도 중요하지만, 어떤 조치도 방역태세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자체별 재난지원정책이 의도와 달리 지원금 양극화를 불러와 국민의 단합을 해쳐서는 안 된다”며 “몇몇 지자체가 재정 형편이 허락된다는 이유로 특별한 지원을 하면 다른 지자체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과 코로나 대응 태세 균열 등 부작용을 낳지 않을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정부의 일원으로서 중앙정부는 물론 당과 발맞추는 일은 당연하고 중요하다”며 “원팀으로서 애정어린 충고해주신 김 최고위원님께 고마운 마음”이라고 응답했다.

이 지사는 “방역이 최우선이고 보편 선별은 양자택일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 온전히 공감한다”며 “양극화를 불러와선 안 되고 국민의 단합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점도 일리 있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지사는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삶도 바라봐 주십사 부탁드린다”며 “코로나19로 피해 보지 않은 사람이 없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현실은 무척이나 힘겹다. 보건방역과 더불어 시급하게 경제방역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물론 혼선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마음 충분히 알고 있다. 상황이 절박한 만큼 함께 지혜를 모아서 이 위기를 극복해나가길 소망한다”며 “저도 충분히 숙고하겠다. 앞으로도 경기도에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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