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銅), 알츠하이머병과 연관있다

중앙일보

입력

수돗물에도 소량 들어있는 금속으로 필수 영양소의 하나인 구리(銅)가 알츠하이머병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선 보건연구소의 래리 스파크스 박사와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의 버너드 슈로이어스 박사는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구리를 많이 섭취하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동물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말한 것으로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스파크스 박사는 토끼들에 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은 먹이를 먹이면 나타나는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증상이 구리가 섞여있는 수돗물을 마셨을 때는 증상이 더욱 악화되고 구리가 없는 증류수를 먹었을 때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류수에 소량의 구리를 섞어 약10주 동안 먹게 하자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적 증상인 뇌에 형성되는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가 구리가 섞이지 않은 증류수를 마신 토끼들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

증류수에 첨가한 구리의 양은 미국 환경보호청이 규정한 수돗물 첨가 허용치의 10분의 1정도에 지나지 않았다고 스파크스 박사는 밝혔다.

구리가 섞인 물을 먹은 토끼들은 또 그렇지 않은 토끼들에 비해 어려운 일을 해 내는 지능이 현저히 떨어졌다.

이 결과는 구리가 콜레스테롤과 더불어 뇌로 하여금 플라크 형성에 관여하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분해하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스파크스 박사는 말했다.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는 비정상적인 모양으로 변형된 단백질들이 서로 뒤엉킨 것으로 이러한 플라크의 수가 증가하면 뇌 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교환하는 능력을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알츠하이머병 연구회의 해리에트 밀워드 박사는 흥미로운 연구결과이지만 구리와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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