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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정일 맡았던 총비서 추대…“평양선 한밤 열병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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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되자 당 간부들이 손뼉을 치고 있다. 당 총비서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맡았던 직책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에서 정무국을 비서국으로 이름을 바꾸며 총비서로 추대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되자 당 간부들이 손뼉을 치고 있다. 당 총비서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맡았던 직책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에서 정무국을 비서국으로 이름을 바꾸며 총비서로 추대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추대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이 11일 보도했다. 당 총비서 추대에 맞춰 지난 10일 밤 평양에서 열병식이 열렸다고 군 당국이 분석했다.

김정은 측근 조용원 상무위원 올라 #김영철, 비서 탈락 통전부장으로 #최선희, 중앙위 후보위원으로 강등 #“열병식은 총비서 추대 기념” 분석

북한은 지난 9일 당 규약을 개정해 기존 정무국을 비서국으로 바꾸며 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한 것으로 보인다. 당 총비서는 1966년 2차 당대표자회(비상 당대회 격)에서 신설된 뒤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 때까지 맡아왔던 직책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2016년 7차 당대회에서 비서국을 정무국으로 정비했지만 5년 만에 환원했다.

북한은 이번 당 지도부 선거에서 정치국원의 절반을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정치국 진용을 위원 19명(상무위원 5명 포함), 후보위원 11명으로 구성했다. 19명의 정치국 위원 중 8명(조용원·김정관은 후보위원에서 상승)이 새로운 인물이다. 후보위원의 경우 7명(박태덕·태형철은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기존 정무국에서 이름을 바꾼 비서국은 11명에서 8명으로 규모를 축소하고 4명(조용원·정상학·김두일·최상건)을 교체했다.

북한 노동당 주요 인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북한 노동당 주요 인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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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을 그림자 수행하며 최측근 ‘투 톱’으로 평가받던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랐다. 조용원은 당 부장을 맡지 않은 채 이례적으로 중앙군사위 위원에도 포함돼 김정은 시대의 명실상부한 ‘뜬 별’로 평가받고 있다.

대남 및 북·미 관계 총책임자 격이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기존 직책)은 비서에서 탈락했다. 기존 11명의 당 부위원장(비서)을 뒀던 북한은 이번에 8명으로 축소했다. 김영철의 후임을 임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대남담당 비서 직책을 없앴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은 그를 당 부장 명단에 포함해 당내 부서 변동이 없는 한 통일전선부장(기존 장금철)의 직책을 맡았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자는 “김영철은 남북 관계와 북·미 협상을 총괄했던 인물로 남북 관계 파탄과 북·미 협상 교착에 대한 책임을 물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북한 경제의 브레인으로 여겨졌던 박봉주 정치국 상무위원을 경질하고, 경제정책실(실장 전현철)을 신설한 것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연설에서 “미안하다”는 말을 연발한 경제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대남·대미 라인의 입지가 줄어들고, 군부의 위상이 강화된 것도 눈에 띈다. 김정은 시대의 대남·대미 협상을 주도했던 김영철(과거 당 부위원장) 비서는 통일전선부장으로, 대미 협상의 최전선에 섰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중앙위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반면에 19명의 정치국 위원 중 오일정 군정지도부장, 오수용 제2경제위원장, 권영진 총정치국장, 김정관 국방상, 정경택 국가보위상, 이영길 사회안전상 등 군부 인사가 6명 포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0일 심야시간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당대회 관련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된 것을 기념해 열병식을 개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20일 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북한이 무력시위를 선보였다는 성격도 있다.

정용수·박용한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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