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힘 닿는데 까지 돕고 싶어요"

중앙일보

입력

대구시 수성구 파동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는 박영호(43.사진)씨는 '독거노인.장애인 건강지킴이'로 통한다.

건강원을 운영한 5년 전부터 장애인복지관.동사무소 등을 통해 건강보조식품을 무료로 나눠 주고 있어서다. 처음엔 재배한 약초를 다 처리하지 못해 버리기 아까워 이 일을 시작했다.

인근에 밭 3천평을 빌려 삼백초.오가피 등 10여가지 약초를 재배했지만 남는 게 많았던 것. 남는 걸로 건강보조식품을 만들어 돌리자 반응이 좋았다.

"건강식품을 먹어 보지 못한 노인.장애인이 고맙다고 할 때 뿌듯했습니다."

그는 과거 10여년간 척추디스크 등을 앓아 교회와 이웃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디스크로 퇴직금을 날리고 가세가 기울자 교회.이웃에서 쌀.약 등을 얻어먹은 것.

먹고 살기 위해 아픈 허리를 이끌고 닭.채소장사 등 안해 본 일도 없다. 지금도 그는 12평 임대아파트에서 아내,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고향에서 약초를 내다팔던 어머니와 친구의 도움으로 약초를 재배하고 건강원을 차리면서 어려운 이웃에 눈을 돌렸다.

장애인.노인에 보내는 건강식품은 갈수록 늘어 요즘 한달 3백통에 이른다. 제탕이 끝나면 대구.서울 등지 28개 장애인복지관 등에 택배로 보낸다. 그러나 요즘은 빚이 느는 데다 장애인복지관 등이 택배비마저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해 고민이다. 그는 부피와 무게가 많이 나가는 액체 대신 알약(丸)을 만드는 제환기를 갖추면 더많은 노인.장애인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