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최연소 엘리트, 귀화한 중국인 금메달리스트

중앙일보

입력

“2019-20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 캐나다 캘거리(Calgary) 대회 현장. 자신의 점수를 확인한 선수가 한 쪽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한다. 중국 국가대표 옷을 입은 선수의 이름은 구아이링(谷爱凌), 그녀는 이날 총점 94점으로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중국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선수 '구아이링' #금년 조기졸업 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

*하프파이프(Half-pipe): 스케이트/스노우 보드, 인라인 스케이트 등에서 사용되는 U자형 구조물이다. 경기 종목 이름으로도 사용한다.

[사진 환추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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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이링은 이틀 뒤 슬로프 스타일(Slopestyle) 종목에서 또 우승. 국제스키연맹 월드컵 역사상 한 대회 2개 금메달을 따내는 진기록을 세웠다. 얼마 전에는 포브스 중국이 발표하는 ‘2020년 30세 이하 엘리트 30인’ 명단에 최연소(17세)로 선정되며 주목받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서양인으로 추정되는 외모. 하지만 구아이링은 중국 국적의 선수다. 그녀가 처음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2019년) 월드컵 슬로프 스타일 종목으로 금메달을 따면서부터다. 당시 참가 선수 중 최연소였으며, 아직 고등학생 신분이었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높이 평가하는 이유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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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이링은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밑에서 나고 자랐다. 원래 미국 국적자였으나 2019년 6월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후 자신의 SNS에도 "중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라는 멘션을 남긴 바 있다.

[사진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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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유창, 스키 신동 공부 천재 

왕년에 스키 코치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3세부터 스키를 배웠다. 방학 때는 어머니의 고향 베이징에서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구아이링은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자랑한다. 스스로도 ‘후퉁(胡同 골목)에서 자란 베이징 소녀’라 말한다.

‘스키 신동’ 구아이링은 13세 때 이미 각종 성인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학업 성적도 스키 실력만큼이나 훌륭했다. 2020년 6월 8일, 만 17세가 채 되지 않은 나이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남들이 고등학교에 막 입학한 나이에 졸업장을 딴 셈이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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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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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이링은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준비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 조기 졸업을 택했다고 한다. 비행기로 이동하는 시간까지 활용해 공부했고, 이 같은 노력 덕분에 고등학교 2년 과정을 앞당겨 마칠 수 있었다.

“저희 학교에서 처음으로 조기 졸업한 학생이 됐어요. 지금까지는 전일제 학생이었지만, 남은 기간 준비할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기대돼요.”

[사진 바이두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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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환추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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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미국 수학능력시험 SAT에서도 1600점 만점에 1580점이라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오는 2022년 동계 올림픽을 무사히 마치고, 같은 해 가을학기에 대학에 진학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학생으로서의 목표는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다.

앞으로 2022년 동계 올림픽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다. '공부 천재'이자 스키 국가대표 선수의 2가지 목표는 이루어질까. 중국인 소녀 구아이링의 1년 뒤가 궁금해진다.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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