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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지난달 이미 英 변이 발견…입국 차단 전 전세계 퍼졌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8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요양원에서 75세 노인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개발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요양원에서 75세 노인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개발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에서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지난달 독일에서 발견됐다는 보고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디벨트는 작센주(州) 보건부를 인용해 지난달 하노버 의과대학 의료진이 환자의 샘플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로 알려진 'B1.1.7'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환자는 샘플 채취 이후 사망했다.

英변이, 런던서 11월말부터 빠르게 퍼져 #영국발 입국 제한 조치는 이달 20일부터 #한국·일본·홍콩 등 아시아에도 유입

앞서 독일 방역당국은 지난 20일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출발해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한 여성에게서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여성은 영국발 항공편을 제한하기 불과 몇 시간 전 독일에 도착했다.

도이체벨레의 지난 24일 보도에 따르면 독일 당국은 이 여성의 사례를 '독일에서 발견된 첫 변이 바이러스 사례'로 파악했다. 하지만 이미 사망한 환자의 혈액 샘플을 확인한 결과 지난달부터 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변이 바이러스 환자가 독일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英 "11월부터 급속도 확산"

맷 핸콕 영국 보건부 장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맷 핸콕 영국 보건부 장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정부는 지난 14일 처음으로 변이 바이러스 확산 사실을 공개했다. 맷 핸콕 보건부 장관은 "11월 말부터 3주간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빠른 확산세는 변이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의 봉쇄 단계는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 조정됐다.

그로부터 닷새 만인 지난 19일 영국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기존보다 최대 70%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며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세가 강한 지역 봉쇄를 3단계에서 다시 최고치인 4단계로 끌어올렸다.

19일 발표 이후 세계 각국은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지난달부터 런던에서 빠르게 퍼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국가들이 영국발 입국자를 제한하기 전에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건너갔을 가능성이 크다.

유럽·북미·호주·아시아서 발견

현재까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곳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호주, 캐나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이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한국과 일본도 비상에 걸렸다. 28일 한국 방역당국에 따르면 런던에서 거주하다 지난 22일 국내로 입국한 일가족 4명 가운데 3명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29일 일본 후생노동성도 일본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7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들 중 1명은 영국과 별도로 발생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세계 각국은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방역망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다음 달 1일부터 2주간 외국인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고, 대만은 28일부터 영국 우편물 수취까지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도 영국과의 항공 운항 중단 조치를 다음 달 중순까지 연장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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