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도 사스 비상…첫 환자 발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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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수천㎞의 국경을 접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전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던 러시아에서도 드디어 첫 사스 환자가 발생했다.

겐나디 오니쉔코 러시아 수석 검역의는 28일 극동 아무르주(州) 주도 블라고베쉔스크에 사는 주민 데니스 소이니코프(26) 씨가 사스 이환자로 최종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오니쉔코 검역의는 "사스 환자의 경우 보통 감염 21일 후 핼액에 항체가 생긴다"면서 "소이니코프씨 혈액에서도 항체가 발견됨에 따라 사스 환자로 최종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사스 자유 지역으로 분류되던 러시아도 사스 발병국에 포함되게 됐다. 러시아에서는 앞서 30여명의 사스 유사 환자가 보고됐으나 진성 감염자로 판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일 이후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아온 소이니코프씨는 고열 등 전형적인 사스 증세와 추정 감염 경로, 엑스레이 촬영 결과 등을 토대로 사스 감염자로 의심돼 왔다.

소이니코프씨는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과 아무르강을 사이에 두고 접해 있는 블라고베쉔스크 시장에서 일하는 중국 상인들이 대거 거주하는 시내의 한 호텔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 지역을 포함한 러시아 전역에는 현재 수백만 명의 중국인들이 유입돼 있어 사스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편 미하일 카시야노프 총리는 극동에서 이날 첫 사스 환자가 확인됨에 따라 중국과 몽골로 통하는 국경 검문소 31곳을 내달 4일부터 잠정 폐쇄하도록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고 관리들이 밝혔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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