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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최고 인기 키커는 한국인 구영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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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2일 잭슨빌 재규어스전에서 킥을 시도하는 애틀랜타 팰콘스 한국인 키커 구영회. [AP=연합뉴스]

22일 잭슨빌 재규어스전에서 킥을 시도하는 애틀랜타 팰콘스 한국인 키커 구영회. [AP=연합뉴스]

미국 프로풋볼(NFL)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키커 구영회(26·애틀랜타 팰컨스)가 프로볼(올스타전) 무대에 선다.

올스타 투표 내셔널콘퍼런스 1위 #올시즌 필드골 킥 성공률 97%

22일(한국시각) NFL 사무국은 “구영회가 팬 투표에서 총 20만1903표를 획득해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키커 부문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팬 투표 전체 1위는 34만2353표를 받은 캔자스시티 치프스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다.

한국인 선수 중 NFL 올스타에 뽑힌 건 구영회가 처음이다. 프로볼 출전자 명단은 총 88명으로 구성되는데, 팬·선수·코치진 투표 결과를 3분의 1씩 반영해 결정한다.

구영회는 선발 출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프로볼은 내년 1월 31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NFL 사무국은 게임 업체 EA스포츠와 손잡고 온라인 이벤트로 치를 예정이다.

구영회는 올 시즌 13경기에서 필드골을 36번 시도해 35개 성공시켰다. 성공률 97.2%. 5개 이상 성공시킨 선수 중 가장 높다. 보너스킥 성공률도 90.3%에 달한다. 리그 정상급 키커의 기준이 되는 50야드(45.72m) 이상 필드골의 경우 8번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지난달 필드골 14개를 모두 성공시켜 NFL ‘11월의 선수’로도 뽑혔다. 애틀랜타 구단은 구영회의 올스타 선정을 축하하며 “그의 킥은 항상 정확하다”고 칭찬했다.

구영회는 ‘아메리칸 드림’ 주인공이다. 1994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2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뉴저지로 이민을 갔다. 한국에서 축구선수를 꿈꾸던 그는 영어를 배우기도 전에 미식축구부터 시작했다. 친구들과 축구를 하던 중 구영회의 정확한 킥을 본 중학교 미식축구부 감독이 “미식축구에 네 미래가 있다”며 설득했기 때문이다. 미식축구에 빠르게 적응한 구영회는 특기생으로 조지아 서던대에 진학했다. 대학 시절 ‘루 그로자 어워드’(대학 최고 키커 상) 후보에 오르며 잠재력을 인정 받았다.

2017년 9월 LA 차저스에 입단하며 한국인 중 최초이자 한국계를 통틀어 4번째로 NFL 무대를 밟았지만, 오래 버티진 못했다. 데뷔 시즌 4경기에서 6차례 필드골 중 절반을 놓쳤고, 결국 한 달만에 방출됐다.

구영회는 세미프로팀 애틀랜타 레전드에서 NFL 재도전의 발판을 다졌다. 근력을 키우며 최적의 슈팅 각도를 연구했다. 결국 지난해 10월 애틀랜타의 부름을 받아 2년 만에 NFL 무대에 복귀했다. 구영회는 지난 시즌 8경기에서 26번의 필드골 기회 중 23번(성공률 88.5%)을 성공시키며 리그 정상급 키커로 거듭났다. 애틀랜타 구단은 홈페이지에 “아픈 과거를 딛고 부활한 구영회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는 글을 올렸다. 구영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든게 동료들과 팬들 덕분이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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