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어는 역대급 불수능…만점자 작년의 20%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만점자가 지난해의 5분의 1로 급감했다. 2년 전 ‘불수능’ 당시 국어 만점자 수와 비슷한 숫자다. 수학은 지난해와 비교해 가형은 어려웠지만 나형은 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1등급이 12.7%에 달할 정도로 쉬웠다.

2021학년도 수능 채점결과 발표 #영어는 쉬워 1등급이 12.7% #세계지리 등 일부 탐구영역은 #단 한 문제만 틀려도 3등급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2일 2021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42만1034명으로 지난해(48만4737명)보다 6만3703명 줄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초 지원자 49만3433명 중 14.7%(7만2399명)가 시험을 치지 않아 역대 최고 결시율을 기록했다. 재수생 비율은 29.9%로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늘었다.

올해 수능에서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던 국어가 입시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어 만점자는 151명(0.04%)으로 지난해 777명에 비해 5분의 1로 줄었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히는 2년 전 2019학년도 국어 만점자 수(148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만점)도 지난해 140점에서 올해 144점으로 높아졌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워 학생간 격차가 벌어질수록 최고점이 높아진다.

평가원은 수험생 체감 난도가 높았던 국어에 대해서는 “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지양하는 대신 중고난도 문항을 예전보다 어렵게 출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학은 자연계 학생이 주로 치르는 가형은 지난해보다 어려웠지만 인문계 학생이 치르는 나형은 쉬워졌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형은 지난해 134점에서 올해 137점으로 높아졌다. 반면 나형은 지난해 최고점이 149점으로 매우 어려웠지만 올해는 137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만점자 수는 수학 가·나형 모두 지난해보다 많아졌다. 최고난도 문항이 쉬워져 최상위권 수험생은 수월하게 느낀 반면, 다른 문항들이 어려워 중상위권이 고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평가원은 올해 수능 전 과목 만점자가 6명(재학생·재수생 각 3명)이라고 밝혔다.

입시 업체들은 원점수 기준 1등급컷(구분점수)을 국어는 88점, 수학 가·나형은 92점으로 산출했다.

영어는 절대평가로 시행된 2018학년도 수능 이후 1등급 비율이 가장 높아졌다. 원점수로 90점이 넘으면 모두 1등급을 받는데, 12.7%가 1등급을 기록했다. 지난 2020학년도에는 7.4%, 2019학년도에 5.3%였던 것과 비교하면 시험이 상당히 쉬웠다는 의미다.

탐구영역은 선택 과목별 유불리가 올해도 컸다. 예를 들어 한국지리는 만점을 받아도 표준점수가 63점이지만, 사회문화는 만점이 71점이다. 일부 과목은 만점자가 많아 한 문제만 틀려도 3등급이 된다. 세계지리(만점자 13.6%)와 물리Ⅱ(11.5%)가 그런 경우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이 중위권에게 어려웠던 가운데 국어 성적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변별력 높은 국어가 정시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과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