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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1주택' 법으로 못박자는 진성준...野 "사회주의 가즈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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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거기본법에 '1가구 1주택' 원칙을 명시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진 의원은 "1가구 다주택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거기본법에 '1가구 1주택' 원칙을 명시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진 의원은 "1가구 다주택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세대 1주택’을 주거 정책 원칙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발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진 의원은 21일 이런 내용이 포함된 주거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제3조 ‘주거정책의 기본원칙’에 “1세대가 1주택을 보유·거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할 것”이란 내용을 추가하는 게 핵심이다. “주택이 자산의 증식이나 투기를 목적으로 시장을 교란하게 하는 데 활용되지 아니하도록 할 것”과 “주택을 소유하지 아니하거나 실제 거주하려는 자에게 우선 공급할 것”이란 원칙도 새로 추가했다.

진 의원은 부동산 정책을 심의·감독하는 국회 국토위 소속으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법안의 공동 발의자로는 우원식·박홍근·전혜숙·강병원·윤준병·이동주·장경태·조오섭 의원 등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다수 포함됐다.

진 의원은 법안 발의 근거로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내세웠다. 국민 10명 중 약 4명이 무주택자이며, 무주택 기간은 11.2년, 최초로 주택을 마련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최소 6.9년이라는 내용이다. 진 의원은 “주거정책의 기본원칙에 3가지 조항을 신설해 국민의 주거권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려 한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은 진 의원의 개정안에 대해 ‘사회주의적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여당 의정활동 멈춤법이 급히 필요할 것 같다”며 “이젠 반(反)시장주의도 아니고, 대놓고 ‘사회주의로 가즈아’”라고 적었다. 박수영 의원도 “사유재산을 제약하겠다는 사회주의적 법안이 마구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공포스럽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개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정책에 대한 기본법이라 처벌 규정은 없지만, 재산권을 국가가 제약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본권을 심각히 침해한다는 것이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이 재산을 얼마나 어떻게 소유하고 어떻게 처분할지 스스로 정하는 건 헌법이 가장 기본적으로 보장하는 재산권”이라며 “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 정책에 적용되고 영향을 미칠 텐데, 헌법상 보호되는 재산권 개념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병일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기본 원칙에 1가구 1주택을 명시하는 것은 사유재산권이라는 헌법정신에 반하는 위법”이라고 했다.

이에 진 의원은 22일 오후 페이스북에 “1가구 다주택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진 의원은 무주택자 청약 가점과 다주택 보유자 중과세 등을 언급하며 “1가구 1주택 원칙은 이미 제도화되어 있다. 이 원칙을 주택 정책의 큰 방향과 기준으로 삼도록 법률로써 명문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방영된 MBC '100분 토론'에서 7·10 부동산 대책을 주제로 토론을 한 뒤 마이크가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동산 대책에도 가격) 안 떨어질 거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MBC 유튜브 캡처

지난 7월 방영된 MBC '100분 토론'에서 7·10 부동산 대책을 주제로 토론을 한 뒤 마이크가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동산 대책에도 가격) 안 떨어질 거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MBC 유튜브 캡처

진 의원은 최근 부동산 관련 발언으로 몇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7월 MBC 100분 토론 생방송 직후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현 정부 과도한 규제로 부동산 폭락이 우려된다는 취지의 상대 패널 주장에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거다. 부동산 (상승) 뭐 이게 어제오늘 일입니까"라고 말했다. 지난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선 최근 집값 상승을 두고 "정책 실패라기보다 시장 실패"라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김수현 인턴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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