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때린 조은산 "야당 조롱은 좋은데···죽음 이용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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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 7조’로 이름을 알린 조은산이 16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당신네들은 사과할 일이 없어 좋겠다”는 비판의 글을 올렸다. 전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등에 대국민 사과를 한 데 대해 정 의원이 “지하철이 사고가 나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면, 서울시장이나 지하철 공사 사장이 사과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평가한 것과 관련해서다. 정 의원은 “서울시 말단 공무원이나 지하철 매점 주인이 사과를 한다면 더 화를 돋우게 될 것”이라며 "서울시 지하철과 아무 상관도 없는 뜨내기 승객이 사과를 한다면 이는 코미디 아니겠는가”라고 비꼬았다.

[조은산 블로그 캡쳐]

[조은산 블로그 캡쳐]

조은산은 자신의 블로그에 “당신의 비유법에 따르면, 당신들의 지하철 사고에는 이미 서울시장과 지하철 공사 사장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죽음만큼 무거운 게 세상에 어딨겠습니까. 모든 의혹과 진실을 덮고도 남으니까요. 그러므로 ‘고인에 대한 예우’ 는 곧 민주당에 대한 예우와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또 “죽음만큼 무서운 게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아이들의 죽음 앞에 ‘고맙다’고 휘갈긴 누군가에게 죽음은 이용 가치가 풍부한 사전적 의미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조은산은 “정 의원도 야당 조롱은 좋지만 가끔은 죽음으로 당의 짐을 덜어준 어느 분들에게는 마음으로라도 긴히 표해주는 게 어떻겠느냐”며 “죽음의 정권 창출, 죽음의 공수처 출범, 서울시장 선거에서 죽음의 후보, 우리 당이 대국민 사과를 할 일 없게 해줘 고맙다고”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 블로그 글로 인해 자신이 받은 비판을 의식한 듯 “이 한 개의 글로 이른바 불가침의 5대 성역(세월호, 5ㆍ18 민주화 운동,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박 전 시장, 고 전태일 열사) 중 3개를 침범했다”며 “이 글에 대한 반응이 벌써 눈에 보이는 듯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손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말다툼을 하자 의원들이 말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손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말다툼을 하자 의원들이 말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하지만 저는 누군가의 죽음을 이용해 자신들의 방패막이로 삼고, 누군가를 찌르는 창으로 삼는 간악한 프레임에 갇히기를 거부한다”며 “그게 싫다면 ‘5ㆍ18 왜곡 처벌법’과 더불어 ‘5대 성역 왜곡 처벌법’을 추진하는 게 어떤가. 이미 못 하는 것 없는 그대들의 초월함을 세상 모두가 알고 있다”고 적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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