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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링' 가장한 학교 폭력으로 의식불명, "엄벌해달라" 청와대 청원에 21만 동의

중앙일보

입력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인터넷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인터넷 캡처

고등학생 아들이 '스파링'을 가장한 학교 폭력을 당해 의식불명 상태라며 가해자를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 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청원이 제기됐다. 이 청원 글은 16일 오전 8시 현재 21만4000여 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20만 명이 넘어 청와대 관계자나 관련 부처 장관 등의 공식 답변을 들을 수 있게 됐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학교폭력 피해학생 전담기관 교육부 직접 운영, 피해학생과 가해자의 분리된 공간에서의 회복 지원, 피해학생 전담시설은 치유에 특화된 전문기관 위탁 운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관계자들이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학교폭력 피해학생 전담기관 교육부 직접 운영, 피해학생과 가해자의 분리된 공간에서의 회복 지원, 피해학생 전담시설은 치유에 특화된 전문기관 위탁 운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원인은 지난달 28일 아들 A군이 동급생으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해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가해 학생 중 1명이 딸에게 '너희 오빠 나하고 스파링하다 맞아서 기절했다'고 연락했다"며 "기절을 인지한 가해 학생들은 119 구급대를 부르지도 않고 물 뿌린 차가운 바닥에 아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파트 내 휴관인 커뮤니티 체육 시설 안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며 "처음 아들을 보았을 때 아무 힘이 없이 축 늘어져 숨을 고르게 내쉬지 못하고 동공이 빛에도 반응이 없던 상태였다"고 했다.

또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가해 학생들이 폭력을 가장한 스파링을 했다는 걸 알게 됐다"며 "관련법들을 만드시는 분들 제발 저희 아이 같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학교 폭력이 사라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아들이 외상성경막하출혈간대성 발작 치아 앞니 4개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15일째 누워있다"고 덧붙였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최근 중상해 혐의로 A(16)군 등 고교생 2명을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군 등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께 인천시 중구 한 아파트 내 주민 커뮤니티 체육시설에서 청원인의 아들인 B(16)군을 심하게 폭행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B군에게 머리 보호대를 쓰게 하고서 2시간 40분가량 번갈아 가며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 등 2명은 경찰에서 "스파링을 하다가 발생한 사고"라며 고의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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