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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대북전단금지법? 김정은 손잡고 北주민 노예 만드는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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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일명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주자로 나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대북전단 금지법은 북한 주민들을 영원히 노예로 만드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주영국 북한공사 출신으로 2016년 8월 탈북한 태 의원은 이날 오후 8시 50분쯤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섰다. 앞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종결되고, 187명의 찬성으로 해당 법안이 통과된 직후였다.

태 의원은 여당을 겨냥해 “이 법은 김여정 하명법이고 김여정 눈치법”이라며 “김여정이 만들라고 안 했다면 이 법을 만들 생각을 했겠느냐. 국회가 김여정을 따라 법을 만들다니 정말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전단금지법은 북한에 자유ㆍ평등ㆍ민주 정신이 들어가는 걸 막고, 김정은과 손을 잡아 북한 주민들을 영원히 노예의 처지에서 헤매게 하는 법”이라며 “만약 이법이 통과된다면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를 모두 막는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태 의원은 이날 미국 대북 전문가들과 통화했다며 일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태 의원은 “전문가들은 ‘평화 유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게 문화의 힘인데, 왜 한국 정부는 (대북전단금지법으로) 스스로 그런 힘을 버리느냐’고 한다”며 “외국의 수많은 전문가도 안타까워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를 이끌어나가야 할 법이 처벌하는 법이 되고 있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이런 악법을 왜 이렇게 통과시키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태 의원이 약 4분간 발언을 진행했을 때 박병석 국회의장이 “잠시만 토론을 중지해주시기 바란다”고 발언을 일시 중단시키기도 했다. 박 의장은 “조금 전 8시 52분에 김영진 의원 외 176인으로부터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가 제출됐다는 점을 알려 드린다. 24시간 뒤 종결 동의를 무기명 투표로 표결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석에선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이날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 국민의 혈세로 지은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해도, 국민을 총살하고 반인륜적인 행위를 가해도 따지지 못하는 정부를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다”며 “내일 민주당이 표결을 강행하면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남북협력은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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