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독특한 총장…결과 단정말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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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5호 01면

“하여튼 참 독특한 총장이 나와서 허허.”

정한중 법무부 징계위원장 대행 #“법과 증거에 의해서 판단할 것”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위원장 대행을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이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밝힌 솔직한 심정이다. 정 대행은 “언론에선 내가 강성이라 윤 총장을 해임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지만 난 법률가”라며 “법률과 증거에 의해 판단을 할 것이다. 결과를 단정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정 대행은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관계다. 그게 확정돼야 윤 총장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곧 환갑을 앞둔 정 대행은 “누가 뭐라고 한다고 들을 나이는 아니지 않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개인적 인연도 없다”고 말했다. 정 대행은 윤 총장의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수 있는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이다. 10일 윤 총장의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추 장관이 징계위원장으로 전격 지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정 대행은 “왜 이런 어려운 자리를 맡았냐”는 질문에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하지 않았겠나.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대행은 “검찰총장이란 자리가 얼마나 막중한지 알고 있다. 그런 무게감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 말했다.

윤 총장 측과 검찰 내부에선 정 대행의 ‘편향성’을 강하게 지적한다. 정 대행이 여당 의원 세미나에 참석해 “검찰개혁에 저항한다”며 윤 총장을 비판하고 검찰의 조국 일가 수사 문제점도 언론에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에 대해 “과거 내가 했던 발언이 아닌 지금 보는 증거와 법률을 통해 판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대행은 “검찰에선 정치적 독립과 정치적 중립에 대해 헷갈리는 것 같기도 하다”며 “정치적 독립은 권력으로부터 하는 것이지만, 정치적 중립은 여야 사이에서 공정성을 지키는 것”이라며 미묘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정 대행은 “추 장관 역시 윤 총장이 정치적 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하진 않고 의심스러운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윤 총장에게 불출마 선언을 하라고 하지 않았나. 총장은 정치에 있어선 자그마한 의심도 받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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