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방체험 활성화를"

중앙일보

입력

"외국인의 한방 체험은 외화 획득 목적도 크지만 우리 문화와 한의학을 세계화시킨다는 점에서 활성화돼야 합니다."

경주 꽃마을한방병원 김동렬 원장(44.사진)의 말이다. 이 병원의 야심작(?)인 '보건의료관광 프로그램'이 13일 재단장 개원을 계기로 본격 가동된다.

이미 2000년 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의료관광 한방병원으로 지정됐지만 그동안 실적이 미미해 이번에 병원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변신을 꾀한 것.

"외국인들에게 한약을 달이는 옹기를 보여주면 신기해 하면서도 냄새는 싫어해 탕약을 기피합니다. 진단 방법 역시 재미있어 하면서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면에서는 의구심을 갖지요."

김원장은 외국인의 한의학에 대한 접근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환(丸)이나 엑기스.티백 같은 제형 개발과 과학적인 진단기기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방병원내 양방 가정의학과를 보강하고, 생혈학 검사기와 초음파기, 골밀도 측정기 등을 갖춘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 여기에 한방진단기로 경락의 흐름을 보는 검사 장비와 장부(腸部)의 허실을 보는 팔강진단기.맥진기 등도 강화했다.

이 병원은 전통 한옥으로 대지 3천3백평 부지에 건평 3백30평 규모다. 김원장은 "바로 옆에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남산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지나가다 자연스럽게 들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며칠전 무릎과 발 통증을 호소하며 이곳을 찾은 미국 대학생 문화답사팀에게 침을 놓아주자 '원더풀'을 외치더라는 것. "서양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보다 침에 대한 반응이 매우 빠르고 효과도 커 한방치료에 쉽게 매료된다"는 것이 김원장의 설명.

마케팅 방법에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 여행사 의존도에서 벗어나 지역.단체와 환자 네트워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원장은 "최근 일본 오사카 건강증진센터와 자매결연을 맺은 결과 매달 일본 환자 40여명이 오게 됐다"며 "이달 중 첫 보건의료관광팀이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 방문팀을 위해 주차장을 5백평 늘리는 한편 33명인 의료진의 외국어 구사 능력도 향상시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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