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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증인 세우는 정한중 변 "尹증인은 7명이나 채택해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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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지인의 조문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지인의 조문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의 속행기일이 오는 열릴 예정이다. 징계위는 윤 총장의 혐의가 6가지나 되는 데다 윤 총장 측이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를 추가 증인으로 신청하면서 기일을 다시 열기로 했다. 속행 기일에서는 채택된 증인 심문과 특별변호인 최종의견 진술, 위원회 토론‧의결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10일 징계위는 심의에서 윤 총장 측의 위원 기피 신청은 모두 기각했지만, 증인 7명을 채택해 윤 총장 측 방어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기존에 류혁 법무부 감찰관과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전 대검찰청 형사1과장),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한동수 감찰부장과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등 6명에 이어 윤 총장 측이 이날 추가로 신청한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도 증인에 포함됐다.

정한중 위원장, 직권으로 심재철 국장 증인 채택해 논란 

징계위는 위원장인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직권으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를 두고 윤 총장 측은 판사 사찰 문건 제보자로, 사실상 징계 청구자인 심 국장을 이용해 증인 심문 과정을 방해하려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윤 총장 측 변호사는 “재판장이 재판에 참여한 판사를 직권으로 증인 채택한 상황”이라며 “이미 표결에도 함께한 징계위원을 ‘직권으로’ 증인 채택하는 건 절차적으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사 몫 위원으로 참여한 심 국장은 스스로 회피 신청을 내고 징계위에서 빠졌다. 윤 총장 측은 심 국장이 다른 위원의 기피 여부 의결에 모두 ‘기각표’를 던져 의결 정족수를 채운 뒤 자신의 순서가 오자 막판에 빠졌다고 보고 있다. 윤 총장 측 변호사는 “회피한다는 것은 기피 사유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인데, 그러면 애초에 빠졌어야지 의결에 다 참여하고 빠지는 건 이상하고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정한중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가 10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정한중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가 10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정한중 교수는 징계위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심 국장을 징계위 직권으로 증인 채택한 것과 관련해 “물어볼 게 있어서 채택했다”며 “피청구인의 증인을 7명이나 채택해 줬다”고 말했다.

증인 심문 과정은 지난 1일 법무부에서 열린 감찰위원회처럼 격렬한 공방이 예상된다. 법무부에서 추미애 장관 측의 일을 했다가 윤 총장 징계에서 절차가 부적절했다며 입장을 바꾼 ‘내부자들’이 폭로를 계속할 수 있다. 당시 감찰위에서는 윤 총장 감찰 및 직무배제 결정, 수사 의뢰 등 일련의 과정에서 박은정 감찰담당관의 상관인 류혁 감찰관이 배제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류혁·이정화, 윤석열 총장 징계 절차 부당성 주장할 듯

이정화 검사는 ‘윤 총장의 판사 사찰 문건 의혹은 죄가 안 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박은정 담당관이 삭제를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류 감찰관과 이 검사는 모두 법무부 외부에서 영입됐지만 내부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결제를 거부하거나, 양심 발언을 했다. 윤 총장 측 변호사는 “법에 어긋나는 지시를 받고 윤 총장 감찰을 지시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증인들이 생생히 증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차 징계위에서도 증인 심문이 끝나지 않는다면 3차 회의로이어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윤 총장 측은 헌법재판소(헌재)의 가처분 신청인용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윤 총장 측은 장관이 징계위원을 임명·위촉하도록 한 검사징계법이 위헌이라며 지난 4일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효력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가처분 신청은 이날 각하 여부를 판단하는 사전 심사를 마치고 본안인 헌법소원 사건과 함께 전원재판부로 회부됐다.

김민상·정유진·김수민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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