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에 면봉 안넣어도 된다, 타액으로도 코로나 검사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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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청에 임시로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10일 의료진들이 650여명 공무원 전원을 신속히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유성구청에 임시로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10일 의료진들이 650여명 공무원 전원을 신속히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방역 당국이 대학가와 서울역 등에 임시선별진료소 150여개를 설치하고 코로나19 검사 방법도 기존 방식 외에 두 가지 더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수도권 방역 상황 긴급 점검 회의에서 ‘수도권 진단 검사 확대 및 역학조사 강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대학가, 서울역 등 150여 곳에 임시 선별 진료소를 설치하고 3주간 집중 검사 기간을 운영한다. 기존에는 발열, 기침, 호흡 곤란, 오한, 근육통, 두통, 인후통, 후각 소실, 폐렴 등 코로나19증상이 있는 사람 가운데 의사 소견을 받아야만 검사가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개인 휴대폰 번호만 제공하면 증상, 역학적 연관성과 상관없이 누구나 익명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 청장은 “증상, 역학적 연관성을 불문하고 누구나 익명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낙인효과를 우려한 검사 기피를 예방할 것이다”고 말했다.

검사 방식도 기존 유전자 증폭(PCR, 중합 효소 연쇄반응) 외에 타액 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를 추가로 도입한다. 정 청장은 “검사 참여자가 편의성, 신속성, 정확성 등을 고려해서 (세 가지 방식 가운데) 자유롭게 검사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단검사 방식으로 채택하고 있는 유전자 증폭(PCR, 중합 효소 연쇄반응) 검사법은 정확도가 높아 인간의 DNA를 증폭하여 여러 종류의 유전 질환을 진단하는 데 사용한다. 검체(검사에 필요한 재료)는 콧구멍 깊숙이 면봉을 넣어 채취한 분비물을 쓰는데 채취 과정이 비교적 까다롭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 이상 걸린다. 연합뉴스

현재 진단검사 방식으로 채택하고 있는 유전자 증폭(PCR, 중합 효소 연쇄반응) 검사법은 정확도가 높아 인간의 DNA를 증폭하여 여러 종류의 유전 질환을 진단하는 데 사용한다. 검체(검사에 필요한 재료)는 콧구멍 깊숙이 면봉을 넣어 채취한 분비물을 쓰는데 채취 과정이 비교적 까다롭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 이상 걸린다. 연합뉴스

현재 진단검사 방식으로 채택하고 있는 유전자 증폭(PCR, 중합 효소 연쇄반응) 검사법은 검출을 원하는 특정 표적 유전물질을 증폭하는 방식으로 정확도가 높아 인간의 DNA를 증폭하여 여러 종류의 유전 질환을 진단하는 데 사용한다. 검체(검사에 필요한 재료)는 콧구멍 깊숙이 면봉을 넣어 채취한 분비물을 쓰는데 채취 과정이 비교적 까다롭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6시간 이상 걸린다.

타액 검체 PCR 검사는 유전자를 증폭할 검체를 콧구멍 안 비인두 도말이 아닌 타액(침)으로 채취하는 방식이다. 결과를 알기까지 기존 방식과 같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검체 채취가 간단하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기존 검사와 비교해 음성환자를 정확히 찾아내는 ‘특이도’는 100% 같지만, 양성 환자를 정확히 찾아내는 ‘민감도’는 92% 수준이라고 한다.

신속항원검사는 기존처럼 콧속 깊숙이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한다. 이후 검체를 용액과 섞어 몸 안에 침입한 항원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현장에서 30분 안에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검사보다 민감도가 90% 수준에 불과해  바이러스가 적은 양만 있는 초기 환자의 경우 걸러내지 못할 수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방역 당국은 그간 방역에는 ‘속도’보다 ‘정확성’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타액·신속항원검사 도입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나 최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연일 600명을 넘어서고 무증상자에 의한 소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지자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타액 PCR 검사의 경우 기존과 같은 PCR 검사법이므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확진되면 확진자 통계에 반영하지만, 신속항원검사의 경우 양성이 나오면 즉시 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다시 시행해 최종 확진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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