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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기재차관 “실물ㆍ금융 괴리, 자산가치 조정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현재 진행 중인 실물과 금융 간의 괴리 현상이 자산가치의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을 내 주식 투자)’에 대한 경고다.

김 차관은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면서 “주요국 주가가 상승하고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세도 증가하는 등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엔 금융위원회ㆍ한국은행ㆍ금융감독원ㆍ국제금융센터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8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8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김 차관은 전 세계적인 투자 과열 분위기에 대해 “최근 백신 개발과 관련된 긍정적인 소식과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타결 기대감 등이 주가에 미리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주요 인사도 경제의 완전한 회복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는 등 글로벌 실물경제의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한국 상황도 마찬가지다.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2700대로 올라섰다. 부동산 투자 열기는 수도권 중심에서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주택 매매가는 물론 전ㆍ월세까지 덩달아 오르는 중이다. 하지만 실물 경기는 여전히 바닥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600명 선을 오가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빠르게 재확산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한 충격은 자영업자ㆍ소상공인ㆍ중소기업에서 경제 전반으로 다시 번지는 중이다.

김 차관은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조만간 백신 보급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ㆍ외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짐에 따라 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할 수 있다”며 “여기에 기대 심리까지 더해질 경우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어 자산시장 이상 과열 가능성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차관은 “정부는 부동산 수급 대책과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잉 유동성 차단을 통해 부동산 시장 심리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부동산 시장 참가자들 역시 의사 결정 시 정부의 대책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 완화적 거시경제정책 기조가 위기 이후 정상화될 가능성까지 감안해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용 처방이었던 저금리와 돈 풀기(양적 완화)가 끝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뉴스1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뉴스1

한편 내년도 예산을 통해 ‘3조원+α’ 규모로 편성된 3차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김 차관은 “위기가 장기화함에 따라 부문별ㆍ계층별 회복 경로의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며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ㆍ자영업자ㆍ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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