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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화이자 백신 접종 D-1, 엘리자베스 여왕도 순번따라 맞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의 첫 대규모 일반 접종을 앞둔 영국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8일부터 접종 시작. 접종 거점 50곳 지정 #화이자 백신, 연말까지 200만명 분 공급 #요양원 거주 노인·보호사가 1순위 접종

7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오는 8일 접종 시작을 앞두고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백신이 특수 상자에 담겨 속속 영국에 도착하고 있다. 백신은 벨기에의 화이자 공장에서 생산돼 유로터널을 통해 영국으로 들어왔다.

앞서 영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화이자 백신의 긴급 사용을 지난 2일 승인했다. 영국은 화이자와 20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인 4000만 도즈를 계약했는데, 연말까지 일단 400만 도즈가 배송될 예정이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 직원이 화이자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 직원이 화이자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문제는 까다로운 백신 관리다. 일반 접종을 앞두고 영국 보건당국은 50개 대형병원을 우선 접종 거점병원으로 지정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고, 운반할 때는 드라이아이스로 채운 특수 박스를 이용해야 해 접종 장소를 지나치게 분산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영국의 크로이던 대학병원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코로나 19 백신을 비축해놓을 장소 준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의 크로이던 대학병원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코로나 19 백신을 비축해놓을 장소 준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가디언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최대 4번까지만 옮길 수 있고, 영상 2~8도 수준의 일반 냉장고에선 5일까지만 성능이 유지된다.

이를 어기면 아까운 백신을 못 쓰게 된다. 화이자 백신 긴급 허가를 내준 영국의 의약·보건품 규제청(MHRA)의 준 레인 박사도 "백신이 낭비되지 않기 위해서는 매우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첫 접종은 요양원에 거주 중인 노인 등을 대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영국 크로이던 대학병원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사람에게 나눠주는 접종 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1인당 2회 접종하게 된다. [AP=연합뉴스]

영국 크로이던 대학병원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사람에게 나눠주는 접종 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1인당 2회 접종하게 된다. [AP=연합뉴스]

접종을 마친 이들은 면역반응에 따른 부작용에 대비해 일정 기간 병원에 머문 뒤 귀가할 예정이다. 첫 예방 접종을 마친 모든 사람은 3주 뒤 두 번째 접종을 받게 된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BBC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는 지난 3일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 권고에 따라 요양원에 거주 중인 노인과 보호사들을 접종 1순위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접종 2순위는 의료진과 함께 80대 이상 노인이며 다음은 75세 이상 노인이다.

지난 6일 NHS 세인트 토마스 병원 앞에 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6일 NHS 세인트 토마스 병원 앞에 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맷 핸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앞으로 한 주간은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며 "요양 중인 노인들에 대한 접종을 최대한 서두르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으려면 최소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NHS 측은 "영국에서 백신 승인과 일반 접종이 빠르게 시작됐다고 해서 코로나 19의 종식이 가시화된 것은 아니다"면서 "이는 장거리 마라톤이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AFP=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AFP=연합뉴스]

한편 90대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내년에 100살인 그의 남편 필립공도 백신을 맞을 예정이라고 6일 BBC가 보도했다. 영국 내 일각에서 백신 접종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왕 부부가 나서 부작용 우려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여왕이 우선순위로 맞는 건 아니며 순번에 따라 맞게 될 것이라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1957년 새로운 소아마비 백신이 나왔을 때 각각 8살, 6살이던 찰스 왕세자와 앤 공주에게 백신을 맞도록 했다.

7일 월드 오 미터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72만명, 6만1000여명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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