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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사진에 먹물 뿌린 女, 2년만에 "차라리 죽는게 낫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8년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진에 먹물을 뿌려 파문을 일으켰던 둥야오충(31)이란 여성이 지난달 30일 밤 트위터를 통해 "정부의 실질적 감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신병원 입원설 보도에 "두 번 갇혔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둥은 "정부의 감시하에 놓여 더는 견딜 수 없다"고 호소했다. 동영상에서 그는 "시 주석 사진에 먹물을 뿌린 사건 이후로 정신병원에 두 번 갇혔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언론 등은 둥이 중국 당국에 의해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고 보도했는데 약 2년 뒤 본인이 정신병원 감금설이 사실이라고 확인한 것이다.

그는 자신을 향한 감시가 더는 견디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중국 지방정부에서 일하고 있는데 사실상 감시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를 받거나 서류를 복사하는 등 일견 '정상적인 업무'를 하고 있지만, 이는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강제해 맡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2018년 시진핑 주석의 사진에 먹물을 뿌렸던 둥야오충이 SNS 상에 2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이 정부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2018년 시진핑 주석의 사진에 먹물을 뿌렸던 둥야오충이 SNS 상에 2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이 정부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그는 이어 "자신이 어디에 가거나 간에 제약이 있고 직업이나 친구를 선택할 자유도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누군가와 연락하게 되면 반드시 누구와 연락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 올린 동영상에서 울먹이며 "이제 이런 생활은 싫고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지경"이라면서 "항상 감시받는 것은 더는 참을 수 없고 마음이 망가져 버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둥은 "정부 당국은 나의 자유 정신을 죽이려 한다"면서 자신은 결코 정신 질환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이 있기 전만 해도 자신은 상하이에서 일하던 커리어우먼이었다"고 강조하며 "의심스러우면 전 직장 동료에게 물어봐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저지른 일이 불법이라면 감옥에 가고 정신에 문제가 있으면 의사에게 감정받으면 되는데 왜 정신병원 의사는 내게 '무슨 약을 먹고 싶냐'고 묻는 것일까"라면서 "의사는 내 병을 모르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2018년 둥야오충이 시진핑 주석의 사진에 먹물을 뿌리는 장면. [트위터]

2018년 둥야오충이 시진핑 주석의 사진에 먹물을 뿌리는 장면. [트위터]

둥은 "비록 내가 남은 생에 정신병원에 다시 갇히게 된다고 해도 자유를 위해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018년 둥은 자신이 공산당으로부터 정신적 억압을 받아왔다고 주장하면서 상하이 푸둥 루자주이의 한 고층건물 앞에서 시 주석 얼굴이 그려진 ‘중국몽’ 선전표지판에 먹물을 끼얹었다. 그는 이를 찍은 동영상을 올리며 "시진핑 독재 폭정에 반대한다", "여기서 나를 잡으러 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사진에 먹물을 뿌리는 동영상은 사회적 관계망(SNS)을 통해 널리 퍼졌다.

'먹물 사건' 이후 온·오프라인 등 중국 전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자 베이징·창사·톈진 등 지방 정부는 시 주석 초상화 제거 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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