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심폐소생술 무료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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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명이 심장마비로 죽음에 직면했을 때 미국 등 의료선진국의 경우 소생률이 20명 수준인 반면 우리나라는 4명에 불과합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김재우(金載祐.40.응급의학과.사진)교수는 허술한 응급의료체계를 조금이나마 보완하고자 2년째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심폐(心肺)소생술을 가르치고 있다.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병원 도착 전 생명을 허무하게 잃는 모습을 응급실에서 여러 번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대학에 부임한 지난해부터 관공서.기업체.학교 등 어디든지 달려가 응급처치 요령을 가르치고 있다. 지금까지 천안경찰서.산업안전관리공단.삼성중공업 등 10여곳에서 특강을 했다. 요즘에는 소문이 퍼져 안전사고 위험성이 있는 사업장들의 강의 요청이 늘고 있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에는 항상 사고 위험이 있습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난 14일에는 아산의 만도공조 공장을 찾아가 직원 4백명에게 '그림으로 배우는 심폐소생술'이라는 휴대용 안내책자를 나눠주고 교육했다. 최근에는 일반인들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시청각 강의자료와 실습용 마네킹도 이용하고 있다.

그는 의대생이 기피하는 '3D과목' 전문의 자격증을 두 개나 갖고 있다. 일반외과 전문의가 된 후 의사들이 가장 꺼리는 응급실 근무를 위해 응급의학과 전문의 자격도 땄던 것이다.

"응급실에는 남편에게 매맞은 여자, 실연으로 음독한 사람 등 다양한 계층의 갖가지 사연을 가진 환자들로 가득합니다. 우리 사회의 단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현장이죠. 짧은 순간에 생사를 달리 할 수 있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의료인으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金교수는 또 "응급처치에 관한 상식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며 "남을 위한 기술이라고 외면하지 말고 가까운 동료.가족 등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응급처지 요령을 꼭 배워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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