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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변형 생선 '식탁 앞으로'

중앙일보

입력

유전자 변형 바람이 곡물에 이어 어류로 확산되고 있다. 더 빠르게 자라게 하고,몸집도 키워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국에서는 미꾸라지를, 미국.캐나다에서는 연어와 송어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유전자변형 생선이 식탁에 오를 날이 멀지 않았다.

우리나라 해양수산부는 유전자변형 수산물 시대에 대비해 유전자를 바꾼 수산물은 곡물처럼 표시 의무제를 올 하반기부터 도입할 예정으로 있기도 하다.

부산 부경대 김동수 교수가 개발한 미꾸라지는 보통 미꾸라지보다 20~30배 크다. 자연산의 경우 마리당 평균 10~15g 정도이지만 유전자를 변형한 수퍼 미꾸라지는 마리당 3백g 정도 나간다.

각각 그 정도 무게로 자라는 기간은 자연산은 1년, 수퍼 미꾸라지는 6개월 정도다. 경제적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미국 월담사는 영하의 온도에서도 몸이 얼지 않게 하는 단백질 유전자를 대구에서 추출해 연어에 주입해 속성으로 크도록 했다.

이 결과 먹이는 덜 먹으면서도 빨리 자랐다. 부동 단백질의 경우 성장 호르몬을 자극할 뿐더러 겨울에도 성장이 멈추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었다.

보통 어류는 겨울 등 추운 계절에는 성장 속도가 아주 낮다. 성장 속도는 보통 연어에 비해 2백% 정도 될 것이라고 이 회사 연구원들은 말했다.

월담사는 현재 형질전환 연어를 식용으로 판매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허가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미국 코네티컷대학에서는 최근 무지개 송어의 성장호르몬 관련 유전자를 잉어.메기 등에 주입해 유전자를 바꾼 결과 자연산보다 60~6백%나 커지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이 대학 연구진은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실험 중이다.

유전자 변형 어류를 만드는 것은 동물 복제보다 훨씬 쉽다는 것이 전문가의 말이다.

동물 복제 권위자인 서울대 수의과대 황우석 교수는 "어류의 알은 동물의 난자에 비해 아주 크기 때문에 유전자를 변형하기가 비교적 쉽다"며 "어류 알에 원하는 유전자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유전자변형 어류는 유전자변형 곡물처럼 역기능에 대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생태계 교란과 식탁에 오를 경우 건강에 위험을 가져올 가능성 등이다.

유전자가 바뀐 어류의 번식이 왕성하거나, 자연산과의 교미로 이상한 종을 만들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유전자변형 어류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들은 유전자를 변형할 때 불임도 함께 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산업적으로는 비경제적이다. 한번 개발해 놓으면 계속 번식해야 양식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식품공학자들은 유전자변형 어류의 경우 유전자변형 곡물처럼 몸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먹어보지 못한 단백질이라 해도 소화과정에서 모두 분해되기 때문에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환경론자들에게는 먹혀들지 않을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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