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병 환자들 "겨울아 빨리 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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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중 피부 건강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여름과 달리 자외선 차단 크림을 덜 바르는 등 방심하기 쉬운데다 건조한 날씨가 피부에 매우 해롭기 때문이다.

특히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피부과의 대표적 3대 질환인 건선과 아토피 피부염.백반증에 대해 겨울철 알아둬야 할 치료법을 살펴본다.

◇건선

겨울철 악화되는 대표적 피부병이다. 작은 좁쌀 같은 발진이 생기면서 하얀 피부껍질이 겹겹이 쌓이며, 점차 발진이 서로 뭉치거나 커지면서 퍼져 나간다. 전체 인구의 1%가 건선을 앓고 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윤재일 교수팀은 최근 70명의 만성 건선 환자들을 대상으로 피부의 건조 정도를 측정한 결과 피부가 건조할수록 건선 증상도 심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기계를 통해 객관적으로 피부의 건조상태를 측정한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교수는 "건선 악화를 막기 위해선 가습기를 가동하고 지나친 난방을 삼가며 목욕 후 보습제 사용 등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료는 크게 세가지다. 국소치료는 연고, 전신치료는 약물 투여, 광치료는 자외선을 쪼여 치료한다. 최신 치료로는 면역치료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최지호 교수는 "건선은 T세포란 면역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될 경우 악화한다"며 "약물을 통해 T세포를 억제하는 면역치료를 실시하면 기존치료로 잘 낫지 않는 건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토피피부염

아토피 피부염은 유아와 소아에서 발생하는 가려움이 심한 습진성 피부질환이다. 최근 대기오염, 주거환경의 변화, 모유 수유의 감소 등으로 인해 발생빈도가 증가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1995년 16.3%에서 2000년에는 24.9%로 늘어났다.

긁지 않게 해주는 것이 치료의 첫 단계.이를 위해 피부에 직접 닿는 옷은 면으로 된 것을 사용하고, 세탁 후에는 반듯이 맹물로 헹궈 세제나 섬유유연제가 남지 않도록 한다.

목욕은 미지근한 물로 매일 하며 샤워보다는 통목욕이 좋다. 비누는 중성 비누를 사용하고 때를 밀거나 목욕 후 문질러 닦아 피부에 자극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한다. 목욕 후 피부가 완전히 건조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습제나 처방한 약을 발라 습기를 유지하도록 한다.

진물이 나거나 급성기 동안은 수돗물이나 뷰로 용액으로 적신 가제나 면수건을 10분 정도 덮어준다. 병원에선 주로 항히스타민제.스테로이드.항생제 등의 약물을 처방한다.

난치성 아토피 피부염때 알아두면 좋은 치료는 타크롤리무스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손명현 교수는 "면역억제제인 타크롤리무스는 연고제로 바르는 것이 가능해 간편한데다가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치료비가 비싸고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아토피 피부염이 필수지방산 대사의 잘못으로 생긴다는 근거에서 생선기름이나 달맞이꽃 기름이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 복용하는 것도 좋다.

◇백반

백반증은 피부색소를 담당하는 멜라닌세포가 파괴돼 군데군데 하얀 반점이 생기는 질환. 자외선을 쪼이는 광선요법과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약물요법이 널리 사용된다.

최근 6세 이상의 전신형 백반엔 기존 자외선 A보다 단파장 자외선 B를 사용하는 새로운 광선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효과가 없거나 적을 경우 외과적 치료를 이용한다. 보통 자신의 다른 부위에서 정상적인 표피를 떼어 이식한다. 그러나 이러한 피부이식법은 효과는 좋으나 부위가 넓은 경우 치료가 불가능하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동윤 교수는 "환자의 정상피부에서 떼어낸 표피에서 각질형성세포와 멜라닌 세포를 채취해 배양한 다음 다시 이식하는 배양 후 피부이식을 시행하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양에 걸리는 시간은 2주 정도. 2~3개월 정도 지나면 피부색이 회복되기 시작한다. 현재 국내 기술로도 10~20배로 표피를 넓게 배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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