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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10조' 베팅한 인텔, 낸드플래시 점유율 급락

중앙일보

입력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28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28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SK하이닉스가 10조3000억원을 들여 인수하기로 한 인텔의 낸드플래시 부문 3분기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도 소폭 하락하면서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시장 2위인 일본 키옥시아에 못 미쳤다.

3분기 낸드 시장 0.3% 증가 그쳐  

29일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매출은 145억 달러(약 16조원)로 전 분기 대비 0.3% 증가했다. 1분기(8.3%)와 2분기(6.5%)에 비하면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에 소비자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수요가 회복됐지만, 서버와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재고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 낸드플래시 소비가 증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올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매출 및 점유율 현황 〈트렌드포스〉

올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매출 및 점유율 현황 〈트렌드포스〉

인텔 매출 전 분기보다 30% 감소  

인텔이 특히 부진했다. 3분기 인텔의 낸드플래시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0.5% 감소한 11억5000말 달러(약 1조270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11.5%에서 7.9%로 하락했다. 트렌드포스는 “서버 고객들의 재고 압력이 증가하면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점유율이 높은 인텔의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점유율 오르며 1위 확고히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이 소폭(1.7%p) 오른 33.1%로 1위를 지켰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9% 증가한 48억1000만(약 5조3200억원)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 강화된 미국의 제재에 앞서 부품을 대량 구매한 화웨이와 지난 10월 신작 아이폰12를 출시한 애플의 수요 확대 영향이 컸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은 전 분기보다 3.1% 감소한 16억4000만 달러(약 1조8100억원)로 나타났다.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도 서버 시장 재고 감축 압박의 영향을 받았다”며 “SK하이닉스의 낸드 제품 중 SSD 비중이 45% 이하로 줄었고, ASP 역시 전 분기 대비 약 10%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다롄에 있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공장

중국 다롄에 있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공장

키옥시아 21.4% 〉 하이닉스+인텔 19.2%

일본 키옥시아는 화웨이의 재고 구축, 아이폰12 시리즈 출시, 신작 콘솔 게임 출시 등의 영향으로 올 3분기 31억 달러(약 3조4300억원)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24.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17.2%에서 21.4%로 급등했다. 키옥시아의 3분기 점유율은 인수·합병되는 SK하이닉스와 인텔의 합산 점유율(19.2%)보다 높았다. 다만, 트렌드포스는 “인텔이 내년에 중국 다롄 공장의 증설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추가 증설에 따른 장기적 이익은 대부분 SK하이닉스에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낸드 공급과잉·가격하락 4분기까지 이어질 것  

한편, 트렌드포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의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화웨이의 부품 대량 조달이 마무리됐고, 서버 고객들의 재고 감소 노력도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와 아이폰12 수요가 있지만, 낸드플래시 공급 과잉 상황을 역전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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