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도자기 김동수 회장 "단전호흡으로 '경영 내공'"

중앙일보

입력

한국도자기 김동수(66.사진) 회장은 도자기업계의 산 증인이다. 내년에 창립 60주년이 되는 장수기업이면서 국내 최대 규모다.

게다가 金회장은 대학(연세대 경제학과)졸업 직후인 1950년대 말 도자기업계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다.

부친이자 창업자인 고(故) 김종호 회장의 명에 따라 유학의 꿈을 접고 입사할 때만 해도 직원수 30~40명에 불과한 영세업체였다. 이런 회사를 국내 최대 도자기회사로 키운 비결은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었다.

그는 70년대 중반부터 무차입 경영을 실천해왔다. 사람은 몸이 튼튼해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듯 회사도 재무구조가 튼튼해야 사업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덕분에 97년 외환위기를 순조롭게 넘긴 데다 오히려 선두업체를 따라잡아 국내 1위업체로 우뚝 올라설 수 있었다.

경영전략도 '최고'로 잡았다. 좋은 품질을 값싸고 대량으로 팔기보다 좋은 제품을 비싸게 판다는 고부가가치 전략을 채택했다. 이를 위해 시설.원료.기술.디자인 등 모든 분야에서 각각 최고를 지향했다.

단순한 식기를 파는 수준에서 벗어나, 도자기를 선물용품(gift)으로 쓸 수 있도록 시장 개념을 확장했다. 2010년 세계 최고의 도자기업체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 모든 게 그의 취미이자 특기인 검도와 단전호흡에서 비롯된 바 크다. 60년대 초 회사를 괴롭히던 깡패들을 물리치려고 검도를 시작했다. 이를 꾸준히 갈고닦아 공인 6단이 됐고, 대한검도회장과 국제검도연맹 부회장까지 지냈다.

그러나 운동을 등한시한 뒤 불면증과 위장병 등에 시달리면서 89년 국선도를 시작했고, 이젠 '사범 실력'이 됐다. 실제로 그는 사범이다. 호텔롯데 헬스클럽에서 만 10년째 기업 CEO들 중심인 동호회원들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경총의 김창성 회장과 박종대 옛 평화은행장 등이 '제자'다. 벽에 발을 대지 않고 물구나무를 서며, 손가락을 오므린 채 팔굽혀펴기를 1백회 정도는 너끈히 한다. 불면증 등이 사라진 것은 물론 '20대 체력'이라는 의사 진단까지 얻었다.

金회장은 "검도나 단전호흡과 기업경영의 가르침은 동일하다"면서 "기본은 인내력과 결단력, 그리고 겸손"이라고 말한다.

재미는 없지만 절대로 흥분해선 안되며, 수비를 해야 할지 공격을 해야 할지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것이 똑같다는 얘기다. 검도와 단전호흡은 겸손을 가르쳐주듯 경영도 겸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