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클리닉도 신경 써 골라야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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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크리스마스.새해 맞이….

12월은 비만의 계절이다. 활동량이 떨어져 에너지 소비가 적은데다 과식의 주범인 회식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기 때문.

해서 마음먹고 다이어트를 계획하지만 이번에는 우후죽순처럼 쏟아져나온 비만 클리닉과 다이어트 정보 때문에 혼란스럽다.

내게 맞는 비만 클리닉, 어떤 곳이 있을까.

몸매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에서 시작한 다이어트 열풍은 '비만도 질병'이라는 인식이 정착되면서 나이를 초월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만 클리닉도 급증,소비자들이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참여하는 의사들의 전공도 다양하다. 가정의학과.내과.정신과.성형외과.한방은 물론 산부인과.마취과 등 전공이 무색할 정도.

치료방법이나 다이어트 프로그램도 나름대로 특성화되어 있다. 전공에 따라 비만에 대한 시각과 치료 접근방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 따라서 비만 클리닉을 찾을 때는 프로그램 내용을 상세히 뜯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클리닉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는 "체질량 지수가 정상인데도 몸매를 위해 비만 클리닉을 찾는 사람과 성인병이 우려돼 치료차원에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엄연히 치료 프로그램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후자의 경우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파악해 연계된 치료를 할 수 있는 대학병원 비만 클리닉이 적합하다는 것.

정신과전문의가 운영하는 비만 클리닉은 거식증이나 폭식증과 같이 만성적인 섭식장애를 앓고 있거나 왜곡된 식사행동을 보이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먹어야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사람, 밤에 포만감을 즐기는 야간식사증후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에겐 행동인지요법과 같은 정신치료가 바람직하다는 것.

그러나 이들이 치료효과를 보기 위해선 몇가지 조건이 있다. 정신과전문의인 클리닉 비의 김정수 원장은 "정신요법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환자의 교육수준이 높고,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방의 경우엔 신진대사의 효율성,장기(臟器)별 기능의 차이 등 체질 특성별로 접근하는 점이 양방과 다르다.

사상(四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경락에 침을 놓는 8체질 침법을 구사하거나 인삼.황기 등 몸에 열을 내고, 기혈순환을 활발하게 함으로써 지방 연소를 돕는 약을 쓴다는 것.

한의사인 비벤디안 클리닉 유재규 원장은 "각종 검사와 체력측정.운동처방 등을 통해 한.양방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며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태음인과 같이 체질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한방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체 대사기능의 균형을 잡아줘 전신의 건강을 도모하는 것도 장점이다.

일반 비만 클리닉에서 시도하고 있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지방세포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라면 성형외과의 지방흡입술은 지방세포수를 줄여준다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운동이나 소식으로도 빠지지 않는 국소적 비만이나 중년이후 뱃살을 제거하는데는 지방흡입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 성형외과의사들의 주장.

엔제림성형외과 심형보 원장은 "최근 소개된 저주파 진동회전식 지방흡입기구는 대롱의 끝이 3백60도 회전하면서 전후운동을 하고, 지방층을 파괴시켜 흡입하기 때문에 안전할 뿐 아니라 3천~5천㏄의 대량 지방흡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만 클리닉을 선택할 때 중요한 것은 정보와 담당 의사에 대한 신뢰. 인터넷을 통해 의사의 전공이나 경력.논문 등을 꼼꼼히 챙기고, 검증 안된 살빼기 주사법이나 이뇨제.변비약을 권유하거나 특수 영양제품, 비방 등을 권유하는 곳은 피해야 한다.

몸앤맘 비만클리닉 손영태 원장은 "비만 치료는 적게 먹고,많이 소모하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며 "클리닉을 선택할 때 무조건 살빼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전신 건강을 유지.향상시켜주는 곳을 기준으로 삼을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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