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마존ㆍ우버와 손잡은 SK텔레콤…AI 반도체로 구글에 도전장

중앙일보

입력

SK텔레콤이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하면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앞서 SK텔레콤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 글로벌 최대 모빌리티플랫폼인 우버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각각 전자상거래와 모빌리티분야에서 한 배를 타기로 했다. 그야말로 ‘탈통신ㆍ글로벌’전략을 위한 광폭 행보다.

SK텔레콤 연구원이 AI 반도체를 연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 연구원이 AI 반도체를 연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AI 반도체로 엔비디아·인텔·구글에 도전장  

 SK텔레콤은 25일 데이터센터에 즉시 적용이 가능한 AI 반도체인 ‘사피온(SAPEON) X220’을 공개했다. 사피온은 이날 SK텔레콤이 론칭한 AI 반도체 브랜드다. SK텔레콤 측은 “AI 반도체 출시를 통해 엔비디아ㆍ인텔ㆍ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의 미래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AI 반도체 개발에 앞장서는 이유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AI 데이터센터의 성능 향상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2024년 약 5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산속도 1.5배 빠른데 가격은 절반 수준  

 SK텔레콤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사피온X220’은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반도체는 기존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전력 사용량도 기존 GPU에 비해 80%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SK텔레콤은 AI 반도체 칩 기반의 하드웨어부터 AI 알고리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등의 소프트웨어까지 AI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김윤 SK텔레콤 CTO는 “향후 AI 반도체와 SK텔레콤이 보유한 AIㆍ5Gㆍ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톱 수준의 AI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내 SKT에서 분사 예정인 티맵모빌리티는 내년 상반기 우버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계획이다. [사진 SK텔레콤]

연내 SKT에서 분사 예정인 티맵모빌리티는 내년 상반기 우버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계획이다. [사진 SK텔레콤]

 앞서 SK텔레콤은 ‘탈통신ㆍ글로벌’ 행보를가속화해왔다. 지난달 15일 SK텔레콤은 이사회를 열고 자사의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연내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년 상반기 우버와 함께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후 택시 호출 사업 등 e헤일링 공동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우버는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조인트벤처에 1억 달러(1150억원) 이상, 티맵모빌리티에 약 5000만(575억원) 달러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어 SK텔레콤은 이달 16일 “아마존과 e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을 추진하고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우버와는 모빌리티, 아마존과는 e커머스 협력  

 e커머스와 모빌리티 분야는 SK텔레콤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지향하기 위해 추진 중인 5대 핵심 사업의 두 축이다. SK텔레콤은 내부적으로 이동통신·미디어·보안·커머스·모빌리티를 5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적도 SK텔레콤의 이런 탈통신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SK텔레콤 전체 매출에서 비통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0%대에 불과했지만, 올해 35%까지 상승했다.

11번가와 아마존 로고.

11번가와 아마존 로고.

 SK텔레콤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산업과 국경의 장벽을 뛰어넘어 미래 기술 전쟁을 펼치고 있어 기존 이동통신 사업에만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5GㆍAI의 기술적 기반 위에 5대 핵심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