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요령] 기록 의식 말고 즐겨라

중앙일보

입력

'본능을 향한 무한 질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라톤 애호인구도 늘고있다. 오는 11월 3일 잠실종합경기장에선 중앙마라톤대회도 열린다.

이 대회는 지난해에만해도 2만7천여명이 참여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전문가들은 기록 자체보다 하프코스나 42. 195㎞를 생애 최초로 완주했다는 기쁨을 누릴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평소 단련을 하지 않던 사람이 마라톤을 완주하려면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다. 마라톤을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의학적 방안을 살펴본다.

◇훈련 요령

풀코스를 완주하는 본격적인 훈련은 적어도 시합 3주 전엔 완료해야 한다. 이때부터는 훈련 강도를 줄여서 인체가 에너지를 충분히 저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대개 시합 1주 전까지 풀코스 주자의 경우 하루 15㎞, 하프코스 주자의 경우 10㎞ 정도를 달리면 된다. 시합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지금은 5~10㎞ 정도를 가볍게 몸을 풀기 위해 조깅을 해주면 충분하다.

달릴 땐 전력질주와 천천히 달리기를 적당히 섞어주는 인터벌 트레이닝이 효과적이다. 고강도 운동 때는 근육에 피로물질인 젖산이 쌓인다. 이어 산소순환이 잘되는 저강도 운동으로 젖산을 대사시키면 지구력이 좋아진다.

◇마라톤 완주요령

마라톤은 경영이다. 물론 자신이 CEO다. 초반 레이스가 중요하다.

대중심리에 빠져 일찍부터 무리하게 앞서 달리면 실패하기 쉽다. 레이스 초반에 10초 빨리 뛰면 마지막엔 10분 늦어진다는 마라톤 격언도 있다. 아무리 자신감이 충천해 있다 하더라도 초반엔 워밍업 단계를 충분히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초보자들이 흔히 경험하는 사점(死點)은 근육 내 피로물질 젖산이 쌓이면서 흉부와 복부에 통증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럴 땐 충분한 호흡과 '10분만 참고 달린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고비를 넘기면 호흡에 의한 유산소 운동이 본격 가동되면서 젖산이 제거되고 통증은 사라진다.

5㎞ 구간마다 설치돼 있는 물은 가급적 마시는 것이 좋다. 지금 목이 마르지 않다고 물을 마시지 않으면 탈수로 고생할 수 있다.

시계를 의식하지 않는 태도도 중요하다. 시계보다 자신의 컨디션에 주목해야 한다. 기록보다 완주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합 직전 초콜릿이나 사탕 등 위장에서 빨리 흡수되는 단당류를 섭취하거나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을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완주를 돕는 요령이다.

◇완주후 요령

달리기를 끝낸 다음엔 바로 앉거나 누워 쉬는 것보다 힘이 남아 있는 한 가벼운 움직임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 근육 속의 젖산을 유산소 운동을 통해 태워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종아리와 허벅지 등 근육을 손으로 문질러 주도록 한다.

과도한 운동으로 인대와 근육에 손상이 있을 경우 염증과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이 땐 압박붕대로 발과 다리를 살짝 묶어준 뒤 심장보다 높은 위치를 유지한 채 잠을 자도록 한다.

온탕욕은 혈액순환을 도우므로 마라톤 후 피로개선에 좋다.

그러나 발바닥 근막염 등 염증이 심해 통증이 하지에 나타난다면 뜨거운 온탕욕보다 냉찜질을 국소적으로 반복해주는 것이 좋다. 필요한 경우 아스피린 등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것도 권장된다.

◇도움말 주신 분=은승표 코리아스포츠메디슨센터 원장, 방선희 런너스클럽닷컴 이사,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소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