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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장 퇴임 권순일 前대법관, 연세대 로스쿨 첫 석좌교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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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 전 대법관의 모습.

권순일 전 대법관의 모습.

권순일(61) 전 대법관이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좌교수로 임용된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역사상 최초의 석좌교수다. 연세대는 권 대법관을 임용하며 이전까지 없었던 석좌교수 자리를 신설했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전직 대법관이 교수로 임용되는 것 역시 처음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12월 1일부로 권 전 대법관이 석좌교수로 임용될 예정"이라며 "학생들을 위한 좋은 강의와 연구를 해주실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연세대 "12월 1일 임용, 큰 기대 갖고 있어"

지난 9월 대법관, 지난 10월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서 퇴임한 권 전 대법관은 현직 시절부터 퇴임 뒤 후학 양성을 고민해왔다. 권 전 대법관은 선관위원장 퇴임 시기를 둘러싸고 야당의 공세가 거세질 때도 "퇴임 후 학계로 갈 것"이라며 선관위원장 임기를 채울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퇴임 후 서울의 주요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여러 제안을 받았던 권 전 대법관은 그중 가장 좋은 연구와 강의 환경을 제공한 연세대를 택했다고 한다. 권 대법관은 "구체적인 것을 말씀드리기엔 조금 이른 것 같다"고 했다.

권순일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0월 30일 오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그는 대법관과 선관위원장을 겸임했었다. [연합뉴스]

권순일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0월 30일 오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그는 대법관과 선관위원장을 겸임했었다. [연합뉴스]

성인지감수성 처음 제시한 판사  

1985년 서울형사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한 권 대법관은 현직 판사 시절에도 교수직을 수차례 제안 받았다. 1993년 부장판사로 취임한 직후엔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였던 최기원 교수로부터 임용 서류를 제출하란 요청도 들었다. 하지만 법원에 계속 머물렀고 이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과 법원행정처 차장 등 대법관 임용 전까지 주요 요직을 거쳤다. 그는 '성인지 감수성'이란 개념을 판결문에 처음 제시한 판사이기도 하다.

권 전 대법관은 자신의 저서 『공화국과 법치주의』에서 "법조 실무와 학계 사이에 가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적었다. 연세대 관계자는 "예전부터 학계에 오실 분이었다. 오히려 좀 늦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전 대법관은 연세대에서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을 위한 강의뿐 아니라, 법학 석·박사 과정을 밟는 대학원생과 일반 학부 학생을 위한 강의도 맡을 예정이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권 전 대법관은 현직에 있을 때도 여러 창의적인 발상과 법리로 후배 판사들에게 큰 자극을 줬던 선배 법조인이었다"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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