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이야기] 대추

중앙일보

입력

6월에 꽃을 피우고 이 달부터 붉게 익기 시작하는 가을과일 대추.

대추는 예부터 혼례 후 폐백을 드릴 때 신부에게 던져졌다.대추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듯 자식을 많이 낳으라는 소망과 백년해로의 바람이 담겨 있다.

또 대추는 결혼 후엔 부부궁합의 묘약으로 통한다.대추를 달인 차에 꿀을 넣어 상복하면 강장(强壯).강정(强精)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 먹으면 훌륭한 노화방지제가 된다."대추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신농본초경에도 "대추가 내장의 쇠약을 회복시키고 노화를 막는다"고 기술돼 있다.

익은 대추는 단맛이 있다.그래서 나무의 꿀,즉 목밀(木蜜)로 불린다.

대추는 영양이 풍부하고 열량이 비교적 높아(생것은 1백g당 94㎉,말린 것은 2백89㎉)작업량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식품이다.비타민C.칼슘.철분 등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대추는 생으로 먹거나 바짝 말려 요리.과자 등의 원료로 쓴다. 대추술.대추차.대추식초.대추죽.꿀대추 등이 대추를 이용한 가공식품들이다.약밥에도 대추가 들어간다.

대추를 넣어 쌀에 부족한 철분.칼슘.섬유소 등을 보충하고 붉은색으로 식욕을 높이고 때깔을 좋게하기 위해서다.

한방에서 대추는 감초와 버금갈 만큼 활용도가 높다. 약이 쓰거나 먹기 불편할 때 대추를 넣어 맛을 순화시켰다.

한약을 달일 때는 대개 생강 3쪽과 대추 2개를 넣는다. 대추가 기혈(氣血)을 보(補)해주고 백약(百藥)을 온화하게 조화시켜주기 때문이다(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

잘 익은 대추를 쪄서 말렸다가 달여먹으면 열을 내리게 하고 변을 묽게 해 변비를 없애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가을.겨울에 날씨가 건조해 입술이 트거나 기침 감기.빈혈.천식이 있을 때 먹으면 좋다.

대추는 또 신경을 안정시키는 약효가 있어 갱년기 여성의 히스테리(婦人臟燥症)치료에도 유용하다. 신경이 날카로울 때 대추 10개.감초 3g.밀 10g을 물을 넣어 달여 마신다.

그러나 헛배가 잘 부르고 속이 자주 거북한 사람에겐 권장하지 않는다. 덜 익은 대추를 먹으면 설사.열이 날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몸이 잘 붓거나 속에 열이 많은 사람도 되도록 적게 먹어야 한다고 한방에선 지적한다.

대추는 주름이 적은 것이 좋다.또 겉이 붉은 색이고 안이 황백색인 것이 상품이다. 씨는 작으면서 과육(果肉)이 많은 것을 양질로 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