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앤트그룹 상장중단 지시한건 시진핑"…마윈 이 말에 터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갑작스럽게 결정된 알리바바그룹 금융자회사 앤트그룹의 상하이ㆍ홍콩증시 상장 연기 결정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직접 지시한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중앙포토]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중앙포토]

WSJ는 12일(현지시간) 중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중국 금융감독 당국의 보수적인 정책기조를 강하게 비판하자 이에 분노한 시 주석이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전자결제 앱 알리페이로 유명한 중국의 핀테크 대기업 앤트그룹은 5일 상하이ㆍ홍콩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이틀 전 준비 절차가 중단됐다. 당시 중국 금융당국은 마윈과 징셴둥 회장 등 고위 임원을 소환조사한 뒤 “뒤늦게 재조사가 필요할 수 있는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WSJ는 문제가 된 마윈의 발언이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한 금융 포럼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마윈은 “성공이 나에게서 올 필요는 없다”는 시 주석의 말을 인용하면서 혁신을 통해 중국의 금융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금융시스템에는 시스템 위기가 없다. 중국 금융에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시중은행들을 전당포에 비유하며 “리스크에만 집중하고 발전을 간과해 많은 기업가들을 어렵게 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현장에는 중국 부주석 왕치산, 인민은행장 이강을 비롯해 국영은행 고위 임원들이 있었다.

WSJ는 시 주석이 마윈의 발언을 자신의 통치와 공산당이 구축해놓은 안정성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여겼다고 전했다.

알리페이는 중국 인구의 70%가 사용하며 2000만개 이상의 중소기업과 약 5억명이 알리페이를 통해 소액신용대출을 받고 있다. 앤트그룹은 중국 최대 뮤추얼 펀드도 운용하고 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