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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 막아라" 트럼프 지지자들 100만명 'MAGA 행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보수단체들이 100만명 규합을 목표로 14일 정오(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대규모 행진 집회를 추진하고 있다고 11일 더힐, 폴리티코 등이 보도했다.

100만 규합 목표로 대대적 홍보전 #프리덤 플라자서 연방대법원 행진 #경찰·시장 "움직임 주시, 대비중" #전문가 "장기화 예상, 폭력사태 우려"

8일 미 애리조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거 불복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8일 미 애리조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거 불복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그의 참모들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선거 불복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대규모 집회가 벌어질 경우 미 정국에 혼돈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집회는 'Million Maga March(백만 마가 행진)', 'Stop the Steal(도둑질을 막아라)' 등의 이름을 내세운 여러 단체가 동시다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MAGA'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의미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번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의 지지자들까지 이를 주장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100만명 행진 시위를 홍보하는 포스터. [트위터 캡처]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100만명 행진 시위를 홍보하는 포스터. [트위터 캡처]

집회 추진 단체들은 여러 디자인의 집회 포스터와 홍보 동영상을 트위터·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SNS)에 유포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세부적인 집회 계획을 알리는 온라인 사이트(trumpmarch.com)도 개설했다.

이 사이트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집회 참가자들은 14일 정오 워싱턴 프리덤 플라자에 모여 연방대법원 앞까지 행진한다. 사이트에는 "민주당이 공화당의 투표권을 박탈하고 무효화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것을 막는 것은 미국 국민의 몫"이라고 적혀있다. 이어 이 집회의 목적을 "대규모 행진과 집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100만명 행진 시위를 홍보하는 포스터. [트위터 캡처]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100만명 행진 시위를 홍보하는 포스터. [트위터 캡처]

친 트럼프 성향의 인사들도 이번 집회 지원 사격에 나섰다. 논객 닉 푸엔테스, 언론인이자 활동가인 카산드라 페어뱅크스, 래퍼 브라이슨 그레이 등은 자신의 SNS에 이번 집회 포스터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홍보에 동참했다.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100만명 행진 시위를 홍보하는 사이트. [트럼프를 위한 행진 사이트 캡처]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100만명 행진 시위를 홍보하는 사이트. [트럼프를 위한 행진 사이트 캡처]

워싱턴DC 당국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고됨에 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워싱턴 DC 메트로폴리탄 경찰국(MPDC)은 "이 집회 개최 계획을 인지하고 있으며 계속 모니터링하고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우린 계속 그런 움직임에 주시하고 있으며 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시위가 평화적으로 전개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대선 불복 시위가 장기화되고 빈번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윤광일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말하진 않지만, 지속적으로 '부정 선거'를 주장하면서 지지자들의 시위를 부추기는 일종의 '도그 휘슬(Dog whistle)'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화당 주류 인사들까지 불복에 동조하면서 지지자들의 시위 열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시위 중 폭력 사태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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