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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176단 낸드플래시 세계 첫 양산, 삼성 추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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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의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9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8단 낸드플래시보다 어려운 기술이다. 3차원(3D) 낸드플래시는 기본 저장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쌓아올린 메모리 반도체다. 쌓아올린 층수가 많을수록 저장 용량이 늘어난다.

한국 업체 128단 기술 뛰어넘어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를 쌓아두는 창고 역할(데이터 저장 기능)을 한다. 전원을 끄면 데이터가 날아가는 D램과 달리 낸드플래시는 전원을 꺼도 데이터를 계속 보관한다. 스마트폰·PC 등 개인용 전자기기뿐 아니라 데이터 센터에서도 낸드플래시의 활용 가치가 높은 이유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176단 낸드플래시를 기존의 96단 낸드플래시와 비교하면 칩 면적이 30% 줄었다. 반면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는 35% 빨라졌다. 현재 싱가포르의 위탁생산 공장에서 양산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기업 간 거래(B2B)용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용(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으로도 판매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보도자료에서 “64단과 176단을 비교하면 에펠탑(프랑스 파리·300m)과 부르즈칼리파(아랍에미리트 두바이·828m)의 높이만큼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최근 낸드플래시 시장은 업체 간 재편 움직임이 활발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을 90억 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지난 4일 “후발 주자로 단기적 개선이 어려웠던 ‘규모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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