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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눈물이 말라간다

중앙일보

입력

컴퓨터 앞에서 하루 여섯시간 이상 게임을 즐겨온 K군(중학교 2년)은 최근 눈이 뻑뻑해지며 눈에서 모래 굴러가는 듯한 느낌이 늘어 국립의료원을 찾았다.진단명은 건성안(乾性眼.안구 건조증).

최근 초.중.고생의 컴퓨터 사용시간이 늘어나면서 건성안이 학생층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립의료원 안과팀이 지난해 서울 동대문지역 남자 중학생 1백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건성안을 갖게 될 위험이 높아진다.

이 조사에서 중학생들의 주중 평균 컴퓨터 이용시간은 9.5시간. 한 주에 1~9시간 이용하는 학생이 41%(43명)로 가장 많았고 10~19시간 이용 20%, 20시간 이상도 20%로 나타났다.

문제는 컴퓨터 이용시간이 길수록 눈물이 마르는 눈물막 파괴시간(10초 미만이면 건성안으로 진단)이 짧아지는 것.

주중 컴퓨터 이용시간이 20시간 이상인 학생의 평균 눈물막 파괴시간은 6.3초로 가장 짧았다.

이용시간이 10~19시간인 학생도 7.4초에 그쳤다. 반면 주중 컴퓨터 이용시간이 1~9시간인 학생의 눈물막 파괴시간은 11.1초, 30분 미만인 학생은 12.5초였다.

이 조사에 참여한 박형준 국립보건원 안과 전공의는 "컴퓨터 화면을 오래 주시하고 있으면 눈물막이 빠르게 없어져 건성안이 유발된다"며 "특히 컴퓨터 작업 중 눈깜박임 횟수가 줄어드는 것도 원인"이고 설명했다.

건성안의 주 증상은 눈의 피로감.뻑뻑한 느낌.눈부심.이물감 등이다. 눈이 가려워 환자가 손으로 비비면 각막손상이 올 수 있다.

건성안으로 의심되면 컴퓨터 이용시간을 줄여야 한다. 부득이하게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할 경우 1시간 컴퓨터 작업 후 5분 가량 눈을 감아 눈을 쉬게 해야 한다. 눈에 인공눈물을 넣는 것도 효과적.

컴퓨터 모니터는 편안한 자세에서 위로 올려다보기 보다 내려다보는 것이 좋다. 올려다보면 눈꺼풀이 함께 올라가 눈의 표면적이 넓어지게 돼 눈물이 더 많이, 빠르게 증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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