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쇠제비갈매기 사는 안동 인공모래섬에 비발디 '사계' 흐른다

중앙일보

입력

경북 안동댐 안동호 한가운데는 가로 50m, 세로 20m 크기의 모래섬이 있다. 수면에 구조물을 띄우고, 그 위에 마사토를 덮어 만든 인공 모래섬이다.

인공 모래섬에서 6일 이색 클래식 음악회

 안동시는 지난해 3월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국내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쇠제비갈매기를 보호하기 위해 인공 서식지를 만들었다. 이곳에는 봄철인 3~4월이면 호주와 필리핀 등지에서 겨울을 보낸 쇠제비갈매기 100여 마리가 날아와 8월쯤까지 생활하다가 떠난다.

멸종위기 쇠제비갈매기 안동호 인공 모래섬에 부화. 연합뉴스

멸종위기 쇠제비갈매기 안동호 인공 모래섬에 부화. 연합뉴스

 쇠제비갈매기들이 '겨우살이'를 위해 잠시 떠난 인공 모래섬에서 이색 음악회가 열린다. 국내에 쇠제비갈매기 서식지가 있고, 이를 잘 보존해나가자는 의미를 담아서다.

관련기사

 안동시는 3일 "'쇠제비갈매기의 꿈'이라는 주제로 오는 6일 인공 모래섬에서 관객 없는 비대면 음악회를 연다"고 밝혔다. TV로 음악회 실황을 중계하고, 유튜브 등에도 영상을 올릴 방침이다.

 안동 출신 스트라드 뮤직 이원필 대표가 기획한 음악회는 클래식 공연이다. 첼로에 한양대 이숙정 교수, 바이올린에 정준수 경희대 명예교수, 트럼펫에 안희찬 리움 챔버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과 이현정 피아니스트가 함께한다. 협연으로 비발디의 ‘사계’,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알레그로’ 등을 연주한다.

 국내 쇠제비갈매기 최대 서식지는 부산 을숙도와 신자도 등 낙동강 하구다. 하지만 해안 인근의 건설 사업, 천적 침입 등으로 쇠제비갈매기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2013년 안동호 모래섬에서 다시 목격됐다.

 당시 모래섬은 안동호 수위에 따라서 나타났다가 다시 수면 아래로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는 자연 모래섬이었다. 쇠제비갈매기의 안정적인 서식지가 될 수 없었다. 안동시 등이 쇠제비갈매기 서식지를 인공 모래섬으로 단단하게 조성한 배경이다.

 쇠제비갈매기는 제비를 닮은 갈매기다. 갈매기 종류 중 가장 크기가 작다는 의미의 쇠(衰)자를 붙여 쇠제비갈매기(little tern)로 불린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