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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바람' 타고 커진 美산불, 한인타운 인근 7만명 대피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서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산불이 번지며 주민 7만명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인근엔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어서 산불 확산에 따라 자칫 한인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어바인 인근 산티아고·실버라도 캐넌에서 이날 오전 '실버라도 파이어'가 발화해 현재까지 약 29㎢ 규모가 불에 탔다. 또 어바인 북쪽 요바린다에서도 '블루 리지 파이어'가 발생해 임야 4.5㎢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

보도에 따르면 산불 현장에서 주민들의 인명·재산 피해가 보고된 것은 없다.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과 현지 한인회도 "아직 한인들의 피해 사례가 신고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인구 28만 명의 도시 어바인은 한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총영사관은 공지 사항을 통해 "산불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재외국민과 동포 여러분은 산불 정보 등을 수시로 참고해달라"며 "산불로 인한 대기질 오염도 우려되기 때문에 오렌지 카운티의 산불 인접 지역 주민들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불이 바람을 타고 번지며 도시가 연기에 휩싸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산불이 바람을 타고 번지며 도시가 연기에 휩싸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산불.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산불. AP=연합뉴스

오렌지 카운티는 강풍에 산불이 확산하자 "산불이 주택가를 침범할 수 있다"며 주민 7만 명을 대상으로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500여 명의 소방관을 투입하면서 인근 도로(241번 국도),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UC어바인)은 캠퍼스 등을 폐쇄했다. 전력회사는 피해 예방 차원에서 일부 지역의 전기를 차단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이번 산불이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다"고 보도했다. '샌타애나 강풍'은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캘리포니아주 해안으로 부는 건조한 가을철 바람이다. 때때로 허리케인급 속도로 휘몰아치고, 바람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악마의 바람'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미국 기상청은 27일 오후까지 샌타애나 강풍으로 산불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며 '산불 적기(赤旗)' 경보를 내리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시속 128㎞ 강풍이 불 수 있다"고 예보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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