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외래식물 급속 확산…꽃가루병.구토 등 유발

중앙일보

입력

우리나라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생태계 위해(危害) 외래식물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환경연구원은 14일 지난해 전국 15개 지역에서 외래식물인 단풍잎돼지풀의 분포를 조사한 결과 12개 지역에서 관찰됐다고 밝혔다.

특히 1996년 조사에서는 수도권과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관찰됐으나 지난해에는 대전.전주.부산 등 충청권과 남부지방까지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화과 식물인 단풍잎돼지풀 등은 꽃가루 알레르기의 원인이 돼 환경부가 99년 위해 외래식물로 지정했다.

북아메리카에서는 꽃가루병의 75%가 돼지풀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난 3월 위해 식물로 지정된 서양등골나물의 경우 96년 서울지역에만 분포됐으나 지난해 경기도 일원으로 서식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흰꽃을 피우는 서양등골나물은 수풀 그늘 속에서도 자랄 정도로 환경 적응성이 뛰어난 국화과 식물이다.

이 풀을 뜯어 먹은 소의 유제품을 섭취한 사람은 구토.변비 등 이른바 '우유병'증세를 보이게 된다.

환경부는 최근 급속히 확산되는 서양등골나물과 털물참새피.물참새피.도깨비가지 등 4종에 대해 본격적인 제거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중 털물참새피와 물참새피는 습지 생태계를 잠식하고 벼의 생육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농수로에서 자랄 경우 물길을 가로막기도 해 농민들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가지과에 속하는 도깨비가지는 목초나 옥수수 재배단지 등에서 뛰어난 번식력을 보이며 잎.줄기에 나 있는 가시로 가축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환경연구원은 지난해 조사에서 35종의 외래식물을 새로 추가하고 20종을 제외했다. 이에 따라 위해 외래식물은 모두 2백81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외래식물은 민둥빕새귀리.애기해바라기.큰백령풀.긴까락보리풀.다북개미자리.버들마편초 등이다.

환경연구원 생물다양성센터 고강석 환경생태 과장은 "외래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외래종관리위원회를 신설하고 외래종 관리지침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