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턱` 성형 논란

중앙일보

입력

"그게 개턱이지 사람 턱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지난해 성형외과학회 학술대회장에서 의사들간에 가벼운 입씨름이 벌어졌다.

턱을 깎는 하악골 성형술(일명 사각턱 수술)에 대한 Y의사의 증례 발표를 K의사가 지적하고 나선 것.

여기서 개턱이란 턱을 지나치게 깎아 뾰족하게 만든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각턱을 수술할 때는 귀밑에 각이 진 하안골각 만 밋밋하게 깎아 턱을 계란형으로 성형한다.

그러나 '뾰족턱'은 하안골각 앵글부터 턱 근처까지 길게 뼈를 잘라 쐐기형 턱을 만든다는 것.

문제는 요즘 많은 여성들이 이런 턱모양을 원하는 것이다. 최근에도 탤런트 M.K양 등이 이런 뾰족 턱으로 성형을 하고 TV에 출연해 유행에 불을 당기고 있다. 이런 턱을 만들면 기능상엔 문제가 없을까.

김수신 성형외과 원장은 "하악골은 두껍고 단단해 턱뼈를 일부 제거해도 씹는 기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하지만 턱뼈 쪽으로 대동맥이 있어 해부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 수술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술 도중 동맥을 건드려 대량 출혈에 의한 사망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곤 한다.

턱뼈를 심하게 깎는 풍조에 성형외과 의사들이 우려하는 것은 오히려 미용적인 측면이다.

첫째는 얼굴의 균형. 일반적으로 앞턱이 많이 나온 사람은 뒤턱을 덜 깎아야 보기가 좋다.

또 앞턱 발육이 안된 사람은 하안골을 좀더 깎아야 균형이 맞다는 것.

둘째는 얼굴모양도 패션처럼 유행이 있다는 것이다. 성형은 한번 칼을 대면 돌이킬 수 없으므로 유행이 바뀌면 후회할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의사들의 지적.

셋째는 50대 이후를 생각하라는 것. 나이가 들면 지방이 위축되면서 안면 골격이 드러나 덕이 없는 '마귀 할멈'턱이 될 수 있다.

김원장은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시대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민족 고유의 미를 가꾸는 것"이라며 "턱선이 부드러운 한국적인 계란형 미인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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