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때리더니.."중국에 계좌 보유..세금도 2억 넘게 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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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전략으로 '중국 때리기'에 몰두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인 명의로 중국에 은행 계좌를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아들인 헌터 바이든이 중국 사업과 관련해 은행 계좌를 소유했다며 '수상한 연결 고리'라고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자신은 중국에 계좌를 보유한 채 세금도 납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기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기존에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 개인 금융 정보에는 중국 계좌가 명시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밝혀진 중국 계좌는 기업 명의였다.

임기 내내 중국 때리기를 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 명의로 중국 계좌를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앙포토]

임기 내내 중국 때리기를 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 명의로 중국 계좌를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앙포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아일랜드·중국 등 해외 3곳에 은행 계좌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중 중국 계좌는 트럼프 인터내셔널호텔 매니지먼트가 관리하고 있었으며, 2013년~2015년 중국에서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하면서 세금으로 18만 8561달러(약 2억 1300만원)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가 냈던 미 연방 소득세보다 훨씬 많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세금 내역을 입수해 트럼프가 10년간 소득세를 내지 않았고 2016년과 2017년 소득세로 각각 750달러(약 88만원)만 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 정치자금 모금행사를 연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개 정치자금 모금행사를 연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AP]

트럼프 그룹의 앨런 가튼 변호사는 "세금을 내기 위해 미국에 사무실이 있는 중국 은행에 계좌를 개설했다"면서 "아시아의 호텔 시장 잠재력을 탐색하기 위해 중국에 사무실을 설립한 후였다"고 설명했다. 가튼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계좌를 개설한 중국 은행이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중국에서 영업활동을 구체화한 적은 없으며 2015년 이후 사무실은 비활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 통장은 여전히 열려 있지만, 다른 용도로 사용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에 낸 세금 기록만으로는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해외로 나갔는지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미 국세청은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수입의 일부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매니지먼트는 중국에서 단지 수천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신고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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