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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케어 놓고 날선 공방...與 "의료비 경감" 野 "재정 부담"

중앙일보

입력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 뉴스1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 뉴스1

일명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실효성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당 의원들은 대체로 의료비 경감 효과를 강조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재정부담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인천 라면형제도 문 케어 수혜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인천 지역주민의 병원 영수증 뭉치를 국정감사장에 들고 나왔다. 그는 쌍둥이 형제의 충치 치료 비용이 2017년 8월 건보 보장성 강화정책 시행 이후 8만원에서 2만3800원(치아 한 개 기준)으로 낮아졌다고 주장했다.담석 제거 수술 입원비(55만8000원·10일 기준)와 암 환자 면역증강 주사비(80만원·1회)를 아낀 사연도 차례로 소개됐다.

허 의원은 인천 라면 형제 화재 사고를 예로 들며 “화상 치료 분야의 보장성 강화로 (안타까운 사연의 형제들이) 여러 혜택을 봤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성주 의원도 지원사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 의원은 “중증질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률이 83%로 선진국 수준이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문재인 케어로 2018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5만298만명의 국민이 4조189억원의 의료비를 줄일 수 있었다고 추정했다. 국민 한 사람당 351만800원꼴이다.

9월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1

9월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1

건보 보장률 7%포인트 인상 재원은? 

반면 야당은 재정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대통령이 되면 무상의료를 꼭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게 가능한가”며 “문 대통령 재임 기간 건강보험 보장률을 62.7%(2017년)에서 70%(2022년)로 올린다고 한다. 재원은 어디서 부담하나”고 물었다.

부족한 재원은 국민 부담이나 법정 지원금 인상으로 메워야 하는데 사실상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게 강 의원의 지적이다. 지난해 복지부는 2019~2022년 전체 재정 소요액을 41조5842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도 “건보공단의 중기 재무계획을 보면 부채 비율이 올해 73%이나 2023년에는 100%를 넘을 것”이라며 “수입이 줄어들고 지출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결국 돈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답변하는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연합뉴스

답변하는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연합뉴스

비급여 진료행위 꾸준히 증가 

같은 당 김미애 의원은 여기에 ‘풍선 효과’까지 꼬집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비급여 진료는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몸이 피곤해 병원 가면 ‘마늘 주사’를 권한다”며 “국민의 50% 이상이 실손보험에 가입해 비급여 진료비를 충당하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문 케어 이후 고액 진료비에 대한 (국민들의 부담 경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여러 비급여 (진료행위가) 새로 개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문 케어 성패는 풍선 효과의 통제에 달렸다고 본다. 앞으로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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