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反中 전선' 참가 압박 속 인도태평양 사령관 방한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방위를 담당하는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이 20일 한국을 찾았다. 의례적 방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미국이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쿼드(미국ㆍ인도ㆍ호주ㆍ일본 등 4개국 협의체)에 한국 참가를 독려하는 상황이라 그의 방한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0일 필립 데이비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만나 환담을 하고 있다. [국방부]

서욱 국방부 장관이 20일 필립 데이비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만나 환담을 하고 있다. [국방부]

국방부는 서욱 장관이 이날 오후 데이비슨 사령관과 접견하고 한반도와 역내 안보정세 등 다양한 동맹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데이비슨 사령관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또 지난 6월 북한에서 찾은 국군 전사자 유해가 국내로 봉환될 수 있도록 힘써 준 데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서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고, 한국의 우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역량이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 구축을 위해 인도태평양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앞서 원인철 합동참모의장과도 만나 환담을 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왼쪽)와 필립 데이비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20일 조찬을 하며 현안을 논의했다. [해리 해리스 대사 트위터 계정]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왼쪽)와 필립 데이비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20일 조찬을 하며 현안을 논의했다. [해리 해리스 대사 트위터 계정]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미국 서부에서 태평양 전체와 인도양의 절반을 책임지역(AOR)으로 삼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할리우드(미국 서부의 영화 산업 중심지)에서 발리우드(인도 서부의 영화 산업 중심지)까지를 지키는 사령부’라고 불린다.

정부 관계자는 “장관과 사령관의 대화 중 ‘중국’과 같은 단어는 없었다”며 “상견례 성격의 만남”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한국 측 인사를 만나기 전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와 조찬 회동을 했다. 해군 출신인 해리스 대사는 데이비슨의 전임자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제52차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요구 사항을 충분히 전달한 만큼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전ㆍ현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어떤 의견을 주고받았는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이날 다음 순방지인 일본으로 떠났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