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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해본 군무 없어...‘지나가는 여자’ 역할도 행복” 발레리나 곽화경

중앙일보

입력

국립발레단의 드미 솔리스트인 발레리나 곽화경. [사진 손자일, 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의 드미 솔리스트인 발레리나 곽화경. [사진 손자일, 국립발레단]

발레리나 곽화경(27)은 2014년 국립발레단에 연수단원으로 입단했다. 이후 그야말로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 한 단계씩 올라가는 중이다. 연수 단원에서 코르드발레(군무진)로 승급했고, 지금은 그다음 단계인 드미 솔리스트(주연과 군무를 병행하는 역할)다.

“발레의 거의 모든 작품에 나오는 군무를 해봤다고 보면 된다.” 곽화경은 6년 동안 국립발레단에서 공연한 레퍼토리에서 군무를 비롯해 작은 역할까지 도맡았다. “발레단에서 처음 맡은 역할은 ‘돈키호테’에서 ‘지나가는 여자’였다. 뒤에 서서 마임을 하고, 걸어 다니고 그런.” 곽화경은 “신인에겐 그래도 큰 역이었고, 어색하고 떨렸다”고 기억했다.

지난해엔 처음으로 주역을 맡았다.‘호두까기 인형’의 대구 공연이었다. “공연 전체를 이끌어 나가야 했다. 많은 사람 앞에서 다른 무용수 앞에서 내가 돋보이고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걱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부담감 속에 무대에 올라서는 정작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행복했다고 한다.

“모든 사람이 나를 보고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했다. 군무는 무조건 다 같이 맞춰야 한다. 칸과 줄을 맞추고 위치를 정확하게 해야 하는 건데, 주연으로 서보니 이건 ‘내 춤’이었다.” 곽화경은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한국 무용의 한복을 보고 반해 춤을 시작했다. “동네 학원의 유리창으로 보이던 한복이 예뻤다. 몸이 약한 아이어서 부모님이 걱정을 하며 말렸는데 결국 학원에 등록했다.” 한국 무용, 현대 무용을 다 배운 후 발레로 진로를 정했다. “주변의 권유로 발레를 정하긴 했지만 지금도 모든 춤이 좋다. 춤 자체가 좋다.”

곽화경은 “어려운 걸 하나씩 해나가는 기분이 발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발레를 한 이후로는 다른 분야에 아무 관심이 생기지를 않더라”고 덧붙였다.

국립발레단의 드미 솔리스트인 발레리나 곽화경. [사진 정수경]

국립발레단의 드미 솔리스트인 발레리나 곽화경. [사진 정수경]

발레리나로 한 단계씩 성장하며 주목받는 곽화경은 “이 순간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행복하게 춤을 추면 보는 사람도 나를 다르게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국립발레단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어서 솔리스트가 돼야겠다, 빨리 승급해야겠다 하는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연습을 할 때도 행복하게, 즐겁게 하는 게 목표다.”

곽화경은 ‘발레리나와 홈트를’ 시리즈에 출연해 발레리나의 팔 기본 동작을 안내했다. 특히 차이콥스키 발레 ‘백조의 호수’ 중 백조들의 날갯짓을 소개했다. “우아한 날갯짓을 하려면 팔 뿐 아니라 등 근육까지 모두 신경 써야 한다. 겨드랑이부터 팔꿈치, 손끝까지 신경을 써야 해서 발레리나 백조들의 팔은 늘 운동 중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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