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홈] ''산소 공장'' 역할 톡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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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의 텃밭과 그린 인테리어는 건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녹색식물의 잎에서 광합성을 통해 산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물 1ℓ를 줄 경우 산소 6백ℓ가 만들어지고 이산화탄소 6백ℓ가 제거된다. 값비싼 공기청정기 대신 집안에 녹색식물을 기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셈.

가습기 역할도 맡는다. 실내 공간의 5~10%를 식물이 차지할 경우 습도를 20~30%나 올릴 수 있다.25~30평 아파트의 경우 1m 높이의 잎이 달린 녹색식물 4~5그루면 그런 효과가 난다.

낮엔 광합성을 하므로 공기가 맑아지지만 밤엔 호흡작용으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돼 해롭지 않으냐는 것은 불필요한 걱정이다.

건국대 원예과학과 손기철 교수는 "식물의 호흡을 통해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 양은 광합성에서 제거되는 이산화탄소 양보다 훨씬 작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정 걱정이 된다면 밤에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선인장류를 침실에 두면 된다"고 조언했다.

실내 녹색식물이 맑은 공기를 배출하기 위해선 온도를 높이고 빛을 충분히 쬐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베란다 햇볕에 놓아두는 것이 요령. 광합성 속도는 온도가 높을수록,빛이 충분할수록 빨라지기 때문이다.

손 교수는 "아파트나 사무실 등 에너지 효율만을 위해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머무르게 되면 머리가 띵하고 피곤한 밀폐건물 증후군에 시달릴 수 있다"며 "실내 녹색식물은 거기서 탈출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실내 녹색식물은 자녀들의 정서에도 좋다.

장난감과 학습도구 등 인조 제품이 가득한 공간에서 식물이야말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색채 심리상 녹색은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집중력을 높이는 기능도 있다.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빨간색 색연필이나 노란색 형광펜으로 책에 밑줄 긋기를 하는 수험생들에겐 공부방을 녹색으로 꾸며줄 필요가 있다.

공부방에 작은 화분 하나를 두는 것도 입시에 찌든 자녀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비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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