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고개드는 무좀 퇴치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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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각질속에 숨어 지내던 무좀균은 날씨가 따뜻한 봄이 오면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봄부터 여름으로 이어지기까지 기승을 부리는 지긋지긋한 무좀, 무좀의 고통에서 해방되는 길은 없을까?

무좀을 퇴치하는 방법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의외로 간단하다.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처방을 받아 적절한 무좀 치료제를 꾸준히 쓰면 된다. 아무리 약을 써도 잘 낫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무좀이 낫기도 전에 약 쓰기를 중단하기 때문이다.

무좀으로 가려워지면 흔히 약국에서 무좀약을 사 바른다. 그러면 보통 일주일 안에 가려움증은 물론 발바닥이 갈라지거나 물집이 생기는 증상도 없어진다.

이런 증상 소실을 완치로 생각하고 약 쓰기를 중단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 때 환부에서 채취한 피부 부스러기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무좀균이 득실거린다. 얼마안가 재발하고 다시 약국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때문에 곰팡이균이 완전 박멸된 것을 현미경으로 확인할 때까지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치료에는 먹는 무좀약이 효과적이다. 시판되는 바르는 무좀약 대부분은 증상을 가라앉히는 항진균제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는 경우엔 바르는 무좀약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증상이 한달 이상 계속되거나 매년 재발하는 고질적인 환자들에게는 먹는 약이 효과가 더 있다. 먹는 약이 독하고 간에도 독성을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최근에 개발된 무좀약은 간 독성이나 위장 장애도 없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무좀환자에게 피부과에 가서 처방을 받으라고 하면 대부분 "그까짓 무좀 가지고"라며 잘 이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좀은 그렇게 간단한 질환이 아니다.

무좀 때문에 입원하는 일도 많고 때로는 목숨도 잃는다. 무좀에 걸린 상태에서 2차적으로 세균에 감염되었을 경우이다. 발가락 사이가 짓물러 심한 악취와 함께 피가 나고 퉁퉁 부어오르는 것이 세균에 감염되었을 때 증상이다.

이 세균이 혈액 속으로 침범, 혈관을 따라 올라가는 정맥염이 생기면 다리가 붓고 걷지 못하게 돼 입원해야 한다. 세균 덩어리가 심장 혈관이나 뇌혈관을 막으면 치명적일 수도 있다.

무좀 치료 후엔 특히 발을 잘 관리해야 한다. 깨끗이 씻어 잘 말린 뒤 무좀예방용 파우더를 마르고 면으로 된 발가락 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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