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식품 이야기] 감자

중앙일보

입력

오는 3월부터 유전자변형(GMO)여부를 표시하도록 의무화된 감자.

국내 유통 감자는 대부분 국산이므로 소비자가 유전자변형 감자를 살 가능성은 극히 낮다.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인 감자는 독일에서는 '채소의 왕'으로 통한다.수분(80%).탄수화물(17%).미네랄.비타민.식이섬유가 풍부한 반면 단백질과 지방.열량이 적다.

그래서 독일에선 부족한 단백질(2%).지방(0.2%)을 보충하기 위해 껍질 벗긴 삶은 감자를 으깬 뒤 생치즈를 섞은 '크네델'을 즐겨 먹는다.

감자의 칼륨 함량은 같은 분량 쌀밥의 16배 수준. 따라서 소금이나 육류 등 나트륨이 많이 든 식품을 즐겨 먹는 사람에게 유용하다.칼륨이 과다한 체내 나트륨을 배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고령지 농업시험장 박천수 박사는 "고혈압.뇌졸중 발생을 억제하려면 나트륨 대(對)칼륨 비율이 1대1인 식사가 좋다"며 "한국인은 서구인에 비해 나트륨 섭취가 많기 때문에 칼륨이 나트륨보다 12배 많은 감자를 즐겨 먹을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감자를 삶으면 칼륨이 국물에 녹아내리므로 국물째 먹어야 한다.

감자에는 비타민C가 많아 스페인에서는 괴혈병 예방식품이었다. 감자의 비타민C는 푸른잎 채소와는 달리 삶아도 잘 파괴되지 않는다.

감자는 포만감을 주면서 열량이 적어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호주 시드니대에서 같은 열량만큼 먹었을 때 어떤 음식이 가장 배를 부르게 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감자가 1등이었다.

중간 크기 감자 한 개(1백g)의 열량은 77㎉로 같은 무게의 고구마.쌀밥의 절반이다.

감자는 수분이 적고 속살이 노란 밭감자가 맛있다. 껍질이 얇고 단단하고 눈 자국이 깊지 않고 둥근 것이 상품이다. 껍질에 싹이 나거나 주름이 간 것은 묵은 감자다.

감자의 눈과 껍질은 햇빛을 쪼이면 녹색으로 변하면서 싹이 난다. 이 부위엔 복통.위장 장애.현기증을 일으키는 솔라닌이란 독성물질이 있으므로 도려낸 뒤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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