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연기 없는 학교' 기대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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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이르면 올 6월부터 시내 모든 초.중.고교를 절대 금연지역으로 지정하고 교사.학생에 대한 금연교육을 강화키로 하는 등 '흡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각급 학교 건물은 물론 학교 울타리 안 전체를 금연지역으로 정해 '연기 없는' 학교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부끄럽게도 한국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68.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흡연율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조사 결과 남자 고교생 흡연율은 1997년 35.3%에서 지난해 27.6%로 다소 낮아진 반면 중학생은 3.9%에서 7.4%로, 여고생은 8.1%에서 10.7%로 높아졌다.

또 남녀 초등학교 학생의 흡연율이 지난해 각각 12.3%와 3.4%에 이르렀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남고생들의 흡연율이 낮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아시아 국가 중 1위이며 여고생의 경우도 일본(1.5%) .중국(5%) .싱가포르(0.2%)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따라서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조치는 환영할 만하다.

서울시교육청이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금연운동에 나선 것도 눈길을 끈다. 학생들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려면 선생님 역시 담배를 끊어야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한 손에 담뱃불을 든 채 흡연 학생을 찾아 화장실 등을 뒤지고 다닌다면 학생들의 반발심만 키울 수 있다. 실제로 충남의 한 고교에선 교사와 학생이 함께 금연 결의대회를 연 뒤 흡연 학생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잘 알려진 대로 흡연의 폐해는 한두가지가 아니다.통계청의 '2000년 사망원인 조사' 결과를 보면 암이 사망원인 1위로 드러났으며, 이 중에서도 폐암이 24.4%나 됐다. 또 상습 흡연자는 심장 질환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7.8배나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청소년 금연운동은 1회성 캠페인으로 끝나선 안된다. 아울러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전국의 초.중.고교가 이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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